軍 “北, 3차 핵실험 성공 위해 시뮬레이션 진행”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에 반발하며 3차 핵실험을 시사하자 우리 군과 정보당국은 북한의 핵실험 시설 감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수일 내에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만탑산(해발 2천200m)의 핵실험 갱도에서 언제든지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는 상태다. 정보 당국도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만탑산 중턱의 2, 3번 수평갱도 중 한 곳에서 이뤄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정부 당국의 한 전문가는 “북한은 1, 2차 핵실험에서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추가 핵실험 성공을 위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수평갱도는 지하로 파 들어간 후 좌·우측으로 여러 개의 추가 갱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의 실험으로 여러 기의 기폭실험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군과 정보 당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고농축우라늄(HEU)을 이용한 핵무기 기폭장치 실험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선 고농축우라늄과 플루토늄을 동시에 이용한 핵실험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핵무기 기폭장치는 포신형과 내폭형 두 가지로 나뉘는데, 포신형은 포신 내부에 HEU 두 조각을 분리해 놓고 필요할 때 결합시켜 폭발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내폭형은 핵물질 주위에 고폭장약을 설치해 핵물질 폭발을 유도한다. 이 방식으로 플루토늄과 HEU 모두 폭발을 일으킬 수 있는데, 북한은 1, 2차 핵실험 당시 내폭형 방식을 이용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보 당국의 전문가는 “내폭형 기폭장치는 100만분의 1초 만에 폭발시켜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매우 어렵다”면서 “북한은 1차 핵실험 당시 실패하고 2차 때는 성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HEU 핵실험을 감행하면 이에 대한 탐지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핵실험 이후 실험장에 대한 밀봉기술이 발달하면서 실험 시 발생하는 제논, 크립톤 등 방사능 물질 자체가 외부에 유출되는 경우가 적기 때문이다. 북한의 1차 핵실험 당시엔 방사능 물질이 감지됐지만 2차실험 때는 감지되지 않았다.

군의 한 전문가는 “미국 핵과학자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는 북한에 2천 대의 원심분리기가 설치돼 가동되고 있다고 주장했다”면서 “이 같은 주장이 맞다면 북한은 연간 40kg의 HEU를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당국은 북한이 제3의 장소에 원심분리기를 가동하는 별도의 시설을 보유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은 HEU 추출을 위해 P-2형 원심분리기를 가동 중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P-2형 원심분리기는 길이 90㎝ 미만의 분리기 1대를 1㎥ 내의 좁은 공간에 설치할 수 있고 1대에서 생산하는 우라늄의 분리계수도 크기 때문에 P-1 원심분리기와 비교해 보다 많은 양의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시설을 바탕으로 북한이 연간 핵무기 2기 제조 분량의 HEU를 생산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보당국은 북한이 핵시설 건설에 6, 7억 달러, HEU 개발에 2~4억 달러, 핵무기 제조 및 실험에 1억6천만~2억3천만 달러, 핵융합 기초 연구에 1~2억 달러 등을 사용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정보당국의 전문가는 “북한은 플루토늄 보유량이 한정돼 있어 추가 핵물질 확보를 위해 고농축우라늄 개발이 절실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5메가와트 원자로를 불능화한 뒤 우라늄 쪽에 관심을 두고 연구 개발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