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은 2일 김태영 합참의장의 국회 인사청문회 발언을 문제 삼아 사과를 요구한 북측에 전화통신문(전통문)을 보내 유감을 표명했다.
군 당국은 이날 오전 10시 남북장성급군사회담 남측 수석대표인 권오성 정책기획관 명의로 북측에 보낸 전통문을 통해 “우리측 인사가 발언한 내용을 귀측(북측)이 임의대로 해석해 문제를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또 “귀측의 자의적 비방과 긴장조성 행위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러한 일련의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군 당국은 이어 “우리측은 남북간의 불가침 합의를 성실히 준수해 왔으며 이러한 입장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우리측은 항상 남북간 평화와 긴장완화를 위해 대화할 준비가 돼 있음을 알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북측은 지난달 29일 남북장성급군사회담 북측 단장(김영철 중장) 명의로 보낸 전통문을 통해 김 의장의 북한 핵공격 대책 발언을 ‘선제타격’으로 규정하고 사과와 발언 취소를 요구했다.
이처럼 군 당국이 북한의 전통문에 답신을 보낸 것은 무엇보다 군당국간 채널유지와 대화지속 의지를 북측에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 동안 국방부와 청와대 등 정부 관련부처 관계자들은 북측이 김 의장의 국회 인사청문회 발언을 두고 사과와 발언 취소를 요구한 것에 대해 ‘북측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해석했다’는 판단아래 신중하게 대처했다.
실제 김 의장의 발언은 ‘북한이 핵 공격시’라는 전제조건에 따른 핵 기지 선제공격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군은 이를 “선제타격 폭언”으로 규정하고, 발언 취소와 사과를 요구한 것은 과잉해석에서 비롯된 남한 위협용 발언으로 평가됐다.
이 때문에 정부 및 군 관계자들 중 ‘무대응’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상당수였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군 당국이 전격적으로 ‘답신’을 결정한 것은 북측이 경의선 남북출입관리소 사무소에 있는 군사상황실 직통전화를 통해 전통문을 전달한 것이 군사회담 창구를 열어두겠다는 의지를 해석됐기 때문이다.
국방부 관계자도 “북측은 경의선 군사상황실에서 우리 측 군사상황실로 전통문을 보내왔다”면서 “군사회담 창구를 유지하겠다는 북측의 의지가 뚜렷한 만큼 계속해서 이 채널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감안된 조치”라고 설명했다.
남측은 또 통지문에서 “우리 측은 항상 남북간 평화와 긴장완화를 위해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알린다”고 명시함으로써 군사당국자 간 대화의지도 전달했다.
일단 이날 보낸 남측의 전통문에 대해 북측이 어떻게 반응할 지는 불투명하다. 당초 사과와 발언 취소를 요구했으나 이번 전통문에선 이 같은 내용이 빠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측이 재차 사과와 발언 취소를 요구할 경우 남북 군사당국자 간 접촉도 장기간 이뤄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