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北핵보유국’ 보고서에 촉각

군당국은 9일 미국 합동군사령부의 보고서에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명기한 사실이 드러나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군은 미 합동군사령부가 ‘2008 합동작전 환경평가보고서’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북한과 중국, 인도, 파키스탄, 러시아를 5개 핵보유국으로 명기한 사실을 확인하고 외교채널을 통해 보고서의 작성 경위 등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미 합동군사령부의 보고서를 인터넷으로 확인했다”며 “보고서에 명기된 내용이 단순 실수인지 아니면 미국 국방부의 평가가 변화된 것인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이 이 보고서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보지 않는다’는 한미 군당국의 평가와 배치되기 때문이다.

한미는 북한 핵과 관련, 1994년 북미 기본합의 이전에 추출한 것으로 추정되는 플루토늄 10~14kg으로 핵무기 1~2기를 제조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북측의 주장대로 2003년과 2005년에 폐연료봉 재처리를 완료했다면 30여kg의 플루토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한미는 북한이 2006년 10월 TNT 1kt의 폭발 규모로 추정되는 핵실험을 했음에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 10월7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본 사람도 없고 검증한 사람도 없다”면서 “검증을 해봐야 어느 정도 핵능력이 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희 국방장관도 지난달 4일 국회 외교.안보.통일분야 대정부질문 답변을 통해 “당시 한미 국방부는 (북한 핵실험이)부분적인 성공이었다고 발표했다”면서 “완전한 핵실험이라고 판단안했다”고 설명했다.

유 장관과 이 장관의 발언은 2006년 북한의 핵실험은 사실상 실패했으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한.미의 공식 입장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때문에 군과 전문가들은 미국 국방부가 공식 문건에 북한을 핵보유 국가중 하나로 명기한 것은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즉 북한에 핵보유국의 지위를 부여한 것이 아니라 핵실험을 했기 때문에 핵무기를 보유했다는 가정아래 군사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취지에서 그런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백승주 박사는 “NPT(핵무기비확산조약)에 따르면 1966년 12월31일 이전에 핵실험을 한 국가만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있지만 군사적 측면에서는 1967년 1월 이후 핵 실험한 국가들도 핵보유국으로 간주하고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국제적인 추세”라며 “이 번에 공개된 보고서도 ‘핵보유국 권한 부여’ 차원에서 보다는 ‘군사대비적’ 측면에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번 미 국방부 보고서와 관련, “미국은 북한이 핵보유국이 아니라는 입장을 가지고 있으며 미측에서 필요한 수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한다”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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