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인사 빠진 남북총리회담 ‘경제협력’에 집중

▲한덕수 국무총리(좌)와 김영일 北 내각총리 ⓒ연합

오는 14~16일 서울에서 열리는 남북총리회담에서는 지난 남북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간에 합의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와 관련, 구체적인 이행방안 협의를 위한 별도의 논의기구 설치에 합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12일 오후 정부종합청사 별관 제3브리핑실에서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문제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때문에 별도의 논의기구를 둘 것인지를 놓고 지난 예비접촉에서 논의해 왔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이 장관은 이번 총리회담의 주요 의제와 관련,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문제와 이를 위한 구체적 협의기구 구성문제를 비롯해 개성공단 활성화를 위한 3통(통행.통신.통관)문제, 조선협력단지 건설 문제 등 지난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남북경협 전반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와 함께 7명으로 구성된 총리회담 남북 대표단 명단을 공개했다. 하지만 당초 예상됐던 군(軍) 관련 인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남측 대표단은 한덕수 국무총리를 단장으로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차석대표로 참여하고 대표단에는 임영록 재경부 차관, 오영호 산자부 차관, 이춘희 건교부 차관, 박양우 문광부 차관, 서 훈 국정원 3차장으로 구성됐다.

북측은 김영일 내각총리를 단장으로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 백룡천 내각사무국 부장,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차선모 육해운성 참모장, 박정성 철도성 국장, 박정민 보건성 국장 등 7명의 대표단을 포함해 총 43명으로 짜여졌다.

남측은 당초 대표단에 국방부 차관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북측이 대표단에 군 인사를 넣지 않겠다고 통보함에 따라 국방차관 대신 문화차관을 최종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은 군 인사가 빠진 데 대해 “총리회담이든 국방장관회담이든 정상선언 합의 내용을 어떻게 이행해 나가느냐가 주요 목적”이라며 군사분야는 이달 중 열리는 국방장관회담에서 논의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측이 국방장관회담에서는 그동안의 ‘NLL 재설정’ 만을 강조하고 군 인사가 빠진 총리 회담에서 서해 평화협력지대 논의를 급진전 시키는 이원화 전술을 사용할 우려도 제기된다.

그는 북측 대표단에 국장 및 부장이 포함된데 대해서는 “북한의 조직이 전문성에 따라 직은 국장이지만 차관급인 사람도 있어 직급이 문제가 아니다”고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았다.

이 장관은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사항들에 합의했기 때문에 총리회담과 국방회담도 좋은 협의 결과를 가져오리라 기대한다”며 회담 전망을 낙관했다.

그는 이어 “총리회담은 이행 총괄협의체로 기능하고 분야별로 하위 회담체를 구성하는 등 추진 체계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며 “즉시 실천해 나갈 수 있는 것은 구체적으로 합의해 나갈 것이며 중장기적 사안은 이행 일정을 제시하는 등 합의에 주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측 대표단은 회담 첫날인 14일 오전 10시께 고려항공편으로 평양을 출발, 11시께 김포공항에 도착하며 이재정 장관이 공항에서 북측 대표단을 영접할 계획이다. 남북 총리의 첫 만남은 이날 오후 12시30분께 서울 워커힐호텔 현관 앞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2박3일이라는 짧은 일정을 고려해 첫 전체회의는 이날 오후에 열린다. 저녁에는 총리 주재의 환영만찬이 예정돼 있고 다음날에는 참관지를 둘러볼 예정이다. 참관지는 북측과 협의중에 있지만 남측은 조선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