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유엔사, MDL통과 긴밀협조

군당국은 30일 정상회담을 위해 방북하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공식수행원들이 군사분계선(MDL)을 걸어서 넘어가기로 최종 결정됨에 따라 유엔군사령부와 협조체제 구축에 착수했다.

군 고위 관계자는 이날 “대통령 내외분과 공식수행원 13명이 도보로 MDL을 건너가기로 북측과 최종 합의를 한 만큼 유엔군사령부와 출입절차 문제 등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유엔사측에 남북관리구역 내 MDL을 통과할 남측 인사들의 명단과 MDL 출입에 대한 정부의 계획 등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비무장지대(DMZ)를 통해 MDL을 넘어갈 때 군사정전위원회 및 유엔군사령관의 허가를 거치도록 한 정전협정의 규정에 따른 것이다.

정전협정은 ‘군사정전위원회의 특정한 허가 없이는 군인이나 민간인이 군사분계선을 통과하지 못하고 군인이나 민간인이 DMZ에 출입하려면 해당 지역사령관(유엔군사령관)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엔군사령관직을 겸임하고 있는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은 노 대통령과 김장수(金章洙) 국방장관 등 MDL을 통과할 남측 인사들의 명부에 허가 서명을 한 뒤 이를 다시 우리 정부에 통고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이 같은 절차는 민간인의 MDL 통과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군당국은 노 대통령 뿐 아니라 국방장관도 처음으로 MDL을 걸어서 넘어가기 때문에 돌발사태에 대한 대비태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국방장관의 방북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의 이같은 움직임은 MDL을 통과하는 인사가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과 국방장관 등이라는 신분을 떠나 MDL 통과 상황이 전 세계로 실시간 중계될 것이기 때문에 자칫 돌발사태가 발생하면 정상회담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군은 근접경호는 청와대 경호실과 북한의 호위총국 등에서 담당할 것으로 보고, 일단 외곽경비에 주력할 계획이다. 노 대통령과 수행원들이 통과하는 길목마다 병력을 배치해 돌발사태를 막는다는 것이다.

남북관리구역 상공에서는 정찰헬기 또는 무인정찰기(UAV)를 띄울 수 없기 때문에 비행금지선 이남 지역에서 주로 감시활동을 펼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과 수행원들이 MDL을 통과하는 시간대에는 서북지역의 지상감시장비가 총동원될 것으로 알려졌다.

군당국은 이미 전군에 대비태세를 갖추도록 지침을 하달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합참은 정상회담에 대비한 ‘위기조치반’을 구성, 가동하고 있다.

한편 김장수 국방장관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게 되면 남측 군 인사로는 김 위원장을 만나는 두번째 인사가 된다.

2000년 정상회담 때는 당시 김국헌 국방부 군비통제관(소장)이 일반 수행원에 포함돼 평양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악수를 했다.

당시 김 소장은 “차가운 기운이 짜릿하게 전해오더라”라고 소감을 피력하기도 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