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소속 노무자 살해돼 ‘黨-軍 기싸움’”

지난달 28일 양강도 혜산시에서 검열을 나온 ‘비사 그루빠'(비사회주의 검열단) 보안원이 군(軍) 소속 노무자를 권총으로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해 군-당(黨)간 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양강도 내부 소식통은 10일 ‘데일리엔케이’와의 전화통화에서 “28일 오전 양강도 혜산시 위연동 25반 철도마을에서 비사 그루빠 보안원이 검열에 순순히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마을 사람을 그 자리에서 권총으로 쏴 죽였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주민을 살해한 보안원은 양강도 비사 그루빠에 동원된 보안원으로 양강도 보안서 소속이 아닌 타지방에서 차출된 보안원”이라며, “살해된 주민은 혜산시에 주둔하고 있는 인민군 산하 8총국(군수동원 총국)에서 노무자(기계 수리공)로 근무하고 있던 사람”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주민을 살해한 책임소재를 놓고 군(軍)과 당(黨)의 세력이 서로를 비난하며 맞서고 있어 혜산시 분위기가 무척 험악하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이번 사건이 일어난 혜산시 위연동 25반은 위연역에서 가깝고 철도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많아 ‘철도마을’이라 불리기도 한다. 혜산시의 주요 밀수 통로인 강안동과 인접해 있어 집중적인 주민 감시구역으로 알려졌다.

살해된 노무자는 아침 7시 30분경 직장으로 출근하던 중 집 근처에서 비사 그루빠 소속 보안원에게 검문을 당했다. 이 과정에서 무거운 배낭을 수상하게 여긴 보안원이 배낭검열과 몸수색을 했고, 배낭 속에서 수리공구와 함께 중국산 백주(白酒) 1병이 발견됐다는 것.

이에 보안원이 “밀수품 아니냐”며 술을 빼앗으려하자 주민은 “장마당에서 산 것”이라며 “술 한 병이 밀수품이면 그쪽이(보안원) 끼고 있는 중국제 안경, 신발도 다 밀수품인가?”라며 강력히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그들의 다툼질에 사람들이 모여들자 단속된 주민은 ‘출근시간이 바쁘다’며 그냥 자리를 뜨려고 했고, 화가 난 보안원은 두말없이 권총을 꺼내들고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를 사살했다”고 밝혔다.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집안 식구들과 마을 주민들이 달려 나와 주변은 삽시간에 울음바다로 변했고, 소식을 전해들은 8총국 군인들까지 완전 무장하고 달려 나와 ‘그루빠 보안원 새끼들을 다 쏴죽이겠다’고 난동을 부려 마을 분위기가 아주 험악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은 “비사 그루빠 보안원이 자기 단위(소속기관)의 노무자를 살해하자 8총국 국장(여단장)과 정치위원이 직접 나서 양강도당과 비사 그루빠에 항의하며, 해당 보안원에 대해 엄격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양강도당과 비사 그루빠에서는 서로 책임을 넘겨씌우기에 급급하다”고 말했다.

특히 양강도당과 비사 그루빠 측에서 “보안원의 과실이 있긴 하지만 해당 주민이 검열에 제대로 응하지 않은 것이 근본원인”이라고 변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의 분노가 확산되고 사건은 더욱 과열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위연동 25반 인민반장과 주민들이 “술 한 병을 밀수할 사람이 어디에 있느냐, 장마당에서 버젓이 파는 술을 배낭에 넣은 것도 죄냐”며 항의했고, 8총국 군관들도 “밀수품이라는 것이 확인되지도 않은 물건을 무작정 빼앗으려고 하는데 누가 응하겠느냐”며 해당 기관들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식통은 “아직은 누가 이길지 모른다. 지금은 선군정치여서 군부의 힘이 막강하다. 또 이번에 내려온 비사 그루빠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너무 나빠 위(상부)에서 무작정 비사 그루빠 편을 들어주기도 힘들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소식통은 또, “백주 대낮에 주민을 권총으로 살해한 일도 큰일이지만, 사건의 책임소재를 놓고 군과 당이 격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라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될 지 알 수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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