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북한에 “부시 대통령의 임기 내에 북핵 문제를 조속히 마무리하자”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뉴욕 필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한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과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대사 등 미국의 전직 행정부 관리들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리근 미국국장이 마련한 오찬자리에서 미국 정부의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VOA가 이날 보도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VOA와 평양에서 가진 전화인터뷰에서 “페리 전 장관과 나는 각각 라이스 국무장관과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 차관보로부터 북한 측에 전달할 메시지를 전달 받았다”며 “북측에 전달할 메시지의 핵심은 부시 대통령의 임기 중에 북핵 문제를 조속히 마무리하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차기 행정부를 상대하는 것은 아마도 지금보다 어려울 것이며, 이번 기회가 북한 측에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를 북측에 설명했다”며 “북한 측은 우리가 전한 미국 정부의 메시를 진지하게 경청했으며 그 진의를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페리 전 장관과 그레그 전 대사는 25일 서울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페리 전 장관은 취임식 이후 청와대에서 열린 만찬에서 라이스 국무장관을 만나 북핵 문제를 논의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뉴욕 필의 이번 평양 공연에 대해 “지난 1970년대 초 미·중간 ‘핑퐁외교’ 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고, 북한과 전 세계에 공연이 생중계됐으며 많은 사람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음악을 듣는 관객들과 연주가들이 보인 반응에서 나타난 열정이 너무나 감동적이었다”며, 특히 “공연장에서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지고 미국 국기가 게양된 것에 큰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 국가를 순방 중인 라이스 국무장관은 26일 중국 지도부와 잇따라 만나 북한의 핵계획 완전신고를 조기에 실현하기 위해 공조하기로 합의했다.
라이스 장관은 양제츠(楊潔)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 “6자회담의 진전을 꾀할 시기”라면서 중국측에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을 요청했다.
탕자쉬안(唐家璇)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라이스 장관에게 “6자회담 참가국들이 각자의 약속을 진지하게 이행, 다음 단계로 진입하기 위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