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北 송두율, 한국인땐 ‘유죄’ 독일인땐 ‘무죄’

▲ 17일 대법원은 송두율의 독일 국적 취득 이후 방북에 대해서는 국가보안법 제6조 1항 ‘탈출’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데일리NK

한국인이 외국국적을 취득한 뒤 외국에 거주하다가 북한을 방문한 경우, 국가보안법상 탈출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7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64) 교수에 대한 상고심에서 ‘외국국적 취득 후 북한 방문은 무죄’라며,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송두율 교수가 독일국적 취득 전에 북한을 방문한 것은 국가보안법상 제6조 1항 ‘탈출’에 해당하지만, 독일국적 취득 후 북한을 방문한 것은 외국인의 신분으로 방문한 것이므로 탈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어 “국보법상 ‘탈출’이란 대한민국의 통치권이 실지로 미치는 지역을 떠나는 행위나 대한민국의 국민에 대한 통치권이 실지로 미치는 상태를 벗어나는 행위인데, 외국인이 외국에 살다가 반국가단체 지배 지역에 들어가는 행위는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내는 배경을 설명했다.

송 교수는 1991년부터 1994년 3월까지 총 5차례 북한을 방문 했는데, 독일 국적을 취득한 1993년 8월 18일 이후 1994년 3월에 방북한 행위까지 국가보안법상 처벌을 받아야 하는지가 이번 상고심의 핵심 쟁점이었다.

1967년 독일로 유학한 송 교수는 1973년 조선노동당에 가입한 뒤 북한을 수차례 방문하는 등 친북활동으로 입국을 거부당하다 37년만인 2003년 9월22일 귀국,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가입, 잠입ㆍ탈출, 회합ㆍ통신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1심 재판부는 송 교수를 조선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 맞다며 징역 7년의 중형을 선고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5차례의 밀입북혐의(특수탈출)와 황장엽씨를 상대로 한 소송사기미수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한편, 대법원은 이날 함께 열린 임동규 전 범민련 광주전남 의장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 대한 상고심 선고에서 “민족통일대축전이 북한의 활동을 찬양 고무하는 내용을 담고 있더라도, 단지 이 집회에 참석하거나 박수를 치는 정도의 행위에 대해서는 처벌할 수 없다”며 역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임 씨는 지난 2001년 8월 15일 평양에서 열린 범민족대회에 참석한다는 명목으로 평양을 방문한 뒤, 민족통일대축전에 참석해 범민련 북측인사들과 접촉한 혐의(국가보안법상 탈출, 동조, 회합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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