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北 英의원 “北 ‘안보-인권’ 투트랙 접근 필요”

영국 의회에서 ‘북한에 대한 상하원공동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데이비드 알톤 상원의원은 11일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안보와 인권이라는 두가지 트랙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국회 인권포럼(대표 황우여 의원)’과 ‘생명과 인권포럼(대표 이영애 의원)’의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강연회에 참석해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핵문제에만 집착해 인권 문제를 잊는 실수를 저질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대화가 유화책을 위한 변명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북한 정권의 본질에 대해 솔직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알톤 의원은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과는 달리 핵억지에 관련한 이슈만이 아니라 헬싱키 접근법을 통한 인권과 인도주의적인 이슈도 동시에 다뤄야 한다”며 “인권과 안보는 분명히 연관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일 북한이 세계은행으로부터 차관을 받고 문화적·교육적 교류를 정상화하고자 한다면 이는 안보적 차원의 진전뿐 아니라 정치수감자의 석방과 수용소의 폐지와도 관련을 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중국과의 관계를 공고히 하고 한국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북한을 더 넓은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의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의 건강과 행방에 관해 추측하면서도 북한 국민들의 고통에서 눈을 떼지 말아야 한다”며 “우리가 북한 정권의 이데올로기에 가지는 적개심을 북한 국민들에게 적절한 미래를 제공해야 하는 필요성과 혼동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6자회담에 대해서도 “현재는 안보에만 초점을 두고 있지만, 이중접근법을 취할 필요가 있다”며 “(안보와 함께) 인도주의적 문제와 인권 문제를 동등하게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7일까지 북한을 방문했었던 알톤 의원은 북한 최고인민회의, 외무성 간부들과 만나 “탈북자 문제에 대해 현실적인 태도를 가져야 하고, 비팃 문타폰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북한에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는 “평양에 방문했을 때 시장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시장경제가 자리잡기 시작하는 등 북한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평양과 지방간 큰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상황이 점차 바뀌고 있고, 시계는 더 이상 멈춰있지 않는 것 같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북한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재평가한다면 북한 정권도 스스로 근본적인 변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1990년대의 처첨한 기근이 재발할 것이고, 정권의 붕괴로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북한 정치범수용소에서 출생해 탈북에 성공한 신동혁 씨도 이날 강연회에 참석해 “얼마 전 워싱턴을 방문해 홀로코스트 박물관을 간 적이 있었는데 연합군들이 수용소를 뒤늦게 발견해 유태인들이 이미 살해당해 시체로 쌓여있는 모습을 보게 된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국제사회가 북한의 수용소를 늦게 발견했을 때 내가 나고 자랐던 개천 14호 수용소 안의 사람들도 이렇게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안타까웠다”며 “나치 대학살의 만행이 일어난 지 반세기가 지나 사람들은 잊고 있지만 서울에서 불과 몇 십 키로 떨어진 북한 수용소에서 언제, 어떻게 이러한 대참사가 일어나게 될 지 알 수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