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핵전문가 존 라지 박사

영국의 저명한 한 핵전문가가 2일 미국이 영변 등 북한의 핵시설을 폭격할 경우 핵탄두 1기 투하만으로도 방사능 낙진으로 최소 43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한다는 시뮬레이션(모의 실험) 결과를 소개, 주목을 끌었다.

1960년부터 80년대 중반까지 영국 원자력에너지국의 요청으로 브루넬대에서 첨단원자로와 핵시스템 연구 등을 수행했던 존 라지 박사는 연합뉴스 회견에서 핵탄두 1기 투하만으로도 방사능 낙진 피해로 40∼50만명이 숨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라지 박사는 북, 대만 핵폐기물과 일본 플루토늄 수송 등 자문을 하기도 했으며 특히 지난 2001년에는 침몰한 핵잠수함 쿠르스크호 인양시 핵과 무기 전문가팀을 지휘하는 등 국제적으로도 인정받는 핵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다음을 라지 박사와의 일문일답.

— 미국이 북한을 핵무기로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인가.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공식화하고 핵실험 준비설 제기 등으로 위기상황이 증폭되면서 미국의 북핵 문제 해결 옵션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이라크 문제로 발이 묶여 있어 대병력을 북한으로 이동, 배치하기 힘든 상황이다.

또 주요 군사시설을 지하 수십m 갱도에 은닉해 둔 북한군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400kt 위력의 B61-11 등 핵탄두를 장착한 벙커 버스터탄을 사용할 수 있다.

— 이 같은 추정의 근거는.

▲미국의 반핵ㆍ환경보호단체인 자연자원보호연합(NRDC)의 핵 컨설턴트인 한스 크리스텐슨의 논문을 인용한 것이다. 그는 정보공개법(FOIA)에 따라 입수한 정부 기밀문서 등을 인용, ’미국의 대한반도 핵정책’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만들어 지난 해 8월 도쿄에서 열린 겐수이킨 회의에서 발표했다.

— 핵시설 폭격 시뮬레이션의 결과는.

▲동남풍이 부는 상황을 가정해 400kt 위력의 B61-11 투하시 방사능 낙진이 핵시설 지점부터 남한 국토의 3분의 1, 또 일본의 일부에 떨어져 43∼55만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나와 있다.

— 사상자수의 편차가 큰 이유는.

▲낙진 피해지역 주민들의 폭발 당시 거주환경(외출 또는 대피)에 따른 차이인데, 이 모의 실험 결과는 낙진 강하 지역의 사람들이 대부분 보호시설로 대피하지 않은 상황을 간주한 것이다.
이런 공격은 예고 없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에도 큰 피해가 있을텐데.

▲미군은 폭탄 투하시 바람 방향이 러시아나 중국이 아닌 남한쪽으로 부는(동남풍) 시점을 택할 것이다.

— 미국의 동북아지역 핵무기 배치 문제도 언급했는데.

▲(탈냉전 이후) 북대서양에서 러시아와의 관계가 해결된 만큼 미국의 북대서양 지역 핵무기들이 동북아로 이동시킬 가능성이 있다. 군사적인 변환은 어렵겠지만 무기배치 변환은 충분히 가능하다.

— 최근 동향은.

▲지난 2∼5년간 굉장이 많은 핵무기가 동북아 지역으로 이동했다. 이 지역에 6척의 탄도미사일 탑재 잠수함이 활동하고 있는데 이 중 2척은 활동(운항) 중이고 2척은 기지에 정박, 정비 중이며 나머지 2척은 대기 상태이다. 이렇게 활동하는 잠수함에 96기의 핵미사일이 탑재돼 있는데 목표는 북한이라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 지역내 미 잠수함 사령부의 주타격 목표는 북한임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 다른 무기 체계의 변환 조짐은.

▲이 지역에는 또 B1 스텔스 폭격기가 배치돼 있다. 이 폭격기는 미 기지에서 8시간만에 북한지역으로 비행, 타격이 가능하다. 미 대통령 폭격 명령 후 8시간만에 북한을 공격할 수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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