舊당권파 ‘강병기 카드’에 혁신계열 “아직은…”

통합진보당 구(舊)당권파가 보름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을 재접수하기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신당권파가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구당권파 이정희 전 공동대표가 범NL(민족해방) 계열인 부산·울산연합의 당원들을 몇 차례 만나고 이 지역 핵심 간부들도 서울 출장이 잦으면서 물 밑 대화가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당권파는 강병기 전 경상남도 정무부지사의 출마 카드에 같은 전농 출신인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을 대표로 내세우려고 했지만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울산지역 당원 모임에 참석해 당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조직적인 기류가 이전 같지 않다는 후문이다.   


통진당 구당권파의 한 관계자는 “울산연합은 당의 분열보다 화합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분열하게 되면 범NL계가 같이 죽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울산연합이 구당권파와 갈등관계에 있지만, 같은 범NL 계열인 경기동부연합의 손을 들어줄 것이란 설명이다.


울산연합의 구당권파로의 복귀는 이미 예견된 행보라는 지적도 있다. 과거 민혁당의 한 계파인 부산 울산연합이 선거부정에는 문제의식을 갖지만 과거 패밀리의 몰락을 그냥 지켜보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구민혁당 조직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이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신당권파는 당초 심상정 의원을 대표 후보로 내세우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그러나 심 의원은 강 전 부지사가 ‘범NL연합’ 후보로 나설 경우 수적 열세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있다. 여기에 강 위원장 카드가 막히자 대안을 찾지 못한 상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부정선거 사태에서 그래도 자유로운 사람이 노회찬 의원이라며 노 의원이 당 대표 후보로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인천연합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어떻게 될지 알수 없다”며 “당 대표 후보가 결정된 다음에야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힐 수 있을 것”이라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부산·울산·경남연합이) 경기동부와 손을 잡는다고 해서 신당권파가 수적에서 열세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당 대표가 누가 되던지 이·김 의원에 대한 출당 조치가 뒤짚어지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검찰이 이석기 의원 개인 사무실과 그가 대표로 있었던 CN커뮤니케이션즈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비례대표 경선부정 및 CN커뮤니케이션즈의 부당거래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통진당 당권 싸움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