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좌클릭’ 정책, 중국집에서 스파게티 파는 격”

‘무상’과 ‘반값’으로 대표되는 좌파진영의 무차별적 복지 행보에 동조해 여당인 한나라당에서도 ‘좌(左)클릭’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현상에 대해 보수진영 학자들은 “방향성과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첫 번째 포문을 연 박효종 서울대 교수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지금 중국집에서 스파게티를 팔고 있는 격”이라며 “보수를 표방한 이들의 정책은 반(反)보수적”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박효종 서울대 교수. /김봉섭 기자


박 교수는 22일 (사)시대정신(이사장 안병직)이 주최한 ‘보수의 정체성 위기를 논한다’ 제하의 토론회에서 이같은 현상은 보수 세력의 철학의 빈곤, 비전·원칙 부재에서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철학의 빈곤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공동체적 자유주의’라는 대안도 나왔지만 이 모든 시도들은 목표와 비전이 결여된 아노미 보수의 단견에 불과할 뿐, 지속가능성을 가진 보수의 바람직한 대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진 발표에서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추가감세 포기와 반값 등록금 약속은 정부가 넘어서는 안 될 금지선이었다”면서 “정부는 보수의 가치를 버리고 스스로를 ‘포퓰리즘의 덫’에 가두었다”고 진단했다.


이념 부재인 현 정부를 빗대어 “이명박 정권에게 이념과 가치는 새털만큼이나 가벼웠다”고도 질타하기도 했다.


조 교수는 한나라당이 2009년 4·29 재보선 패배 이후 급격한 정책변화를 가진 것에 대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기에 치러진 선거에서 여당이 이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며 섣부른 정책기조 변화를 꼬집었다.


그는 “한나라당은 보수 정당으로서의 정치적 유전자(DNA)를 갖지 못한 정파”라며 “한나라당은 재보선 패배를 빌미로 자신의 본 모습을 드러낸 일종의 ‘커밍아웃’을 했다”고 혹평했다.


이어 “대통령은 일하는 자리가 아니라 생각하고 자신의 철학을 설득하는 직업이다. 정치적 DNA가 없는 보수는 지금도 휘발유 값 100원에 집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한나라당의 실패를 ‘보수의 실패’로 등치시켜서는 안 된다”면서 “그들은 보수를 부끄러워 한 보수정권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재교 시대정신 상임이사는 2008년 보수정권 창출 이후 뉴라이트 운동이 급격히 침체된 점을 지적, 보수 혁신을 위한 시민운동의 새로운 방향 모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수 혁신의 과제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자유주의에 충실 ▲기득권세력 감시·비판 ▲전략적인 투쟁 ▲전통보수세력(올드라이트)와 차별화 ▲젊은세대로부터 마음을 사는 일을 주요 혁신 과제로 열거했다.


토론회에 참석했던 한나라당 의원들은 ‘보수정권 실패’ 평가에 반론을 제기했다.


유승민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자유가 보수의 진정한 가치인가”라고 반문한 뒤 “IMF 이후 한국사회는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 붕괴된 공동체, 양극화를 극복하는 것도 보수의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도 “현 정부가 실패한 것은 반보수정책을 제시해서 실패한 것이 아니고, 정책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조 교수가 보수정권 실패로 제시한 ‘부자감세 철회’ 등에 대해 “세계금융위기에서 보듯이 절제하지 않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실패할 수 있다”면서 “우리가 보수라고 하면서 힘 있는 세력을 비호하는 것, 재벌을 비호하는 것은 보수가 아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사)시대정신이 주최한 ‘보수의 정체성 위기를 논한다’라는 제하의 토론회가 22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됐다. /김봉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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