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외교.안보개각 내부기류 `복잡’

청와대가 1일 단행할 예정인 외교.안보팀 개편을 놓고 열린우리당 내부의 기류가 복잡미묘하게 나타나고 있다.

당직자들은 유력후보들의 면면을 보고 겉으로는 “무난한 인사”라는 의례적 평가를 내놓고 있지만 당 저류에서는 “또다시 당을 무시한 노무현식 인사”라는 냉소에 가까운 불만 섞인 반응과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한 적절한 인사”라고 적극 지지하는 기류가 대립각을 형성하고 있는 분위기다.

여기에 정계개편 방향을 둘러싼 `친노(親盧)’ 대 `반노(反盧)’간 갈등구도에다 지도부 내부의 입장차까지 겹쳐지면서 갈등은 더욱 증폭된 듯한 느낌이다.

먼저 당 지도부 내에서 미묘한 시각차가 감지됐다. 김근태(金槿泰) 의장은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이번 개각에 언급, “포용정책의 기본원칙이 다시 한번 굳건히 확인되길 바란다”며 “안보정책은 일부 전쟁불사 세력이 맘대로 갖고 놀아도 되는 장난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포용정책의 기조를 유지하는 쪽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알려진 이번 개각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김한길 원내대표는 같은 자리에서 “우리 안보와 경제가 비상한 상황에 있어 안보.경제 위기관리체제로서의 내각이 필요하다”며 “대통령께서는 널리 인재를 구해 드림팀을 짜고 남은 인기 안보와 경제에 총력을 기울이시는 게 좋겠다”고 전날 원내대책회의 발언을 그대로 되풀이했다.

이는 이번 개각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는 특정인사를 배제해 달라는 `코드인사 배제’ 요구를 재삼 거론함으로써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와 관련, 원내대표단의 한 핵심당직자는 “안보문제가 정쟁화되지 않도록 초당적으로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들을 고루 등용하라는 바람을 얘기한 것”이라며 “적어도 언론에 흘러나오는 내용을 보면 그런 바람이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주요 당직자들은 이번 개각이 대체로 적절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우상호(禹相虎)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전문성을 고려한 무난한 인사”라며 “코드인사 논란을 걱정하는데 다 내부승진이지 않느냐”라고 지적하고 “이재정(李在禎)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의 통일부 장관 기용문제를 보은인사라고 하지만, 이 수석부의장은 원래 통일분야에 전념해온 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 밑바닥에서는 “민심과 동떨어진 코드개각 아니냐”며 불만과 실망감이 뒤엉킨 기류가 끓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반발 기류는 반노 또는 비노의원들을 중심으로 두드러졌다.

한 재선의원은 “인사풀이 충분치 않고 인사권은 대통령 고유권한이어서 왈가왈부하기가 쉽지 않다”며 “그러나 언론에 거론되는 인사들은 논란이 있는 사람들이어서 흔쾌히 즐겨 환영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문병호(文炳浩) 의원은 “외교장관으로 유력한 송민순(宋旻淳) 외교안보실장의 경우 미국과 일본의 반응이 좋지 못할 수 있어 걱정”이라며 “국정원장 후보자로는 김만복(金萬福) 국정원 1차장이 거론되고 있는데, 내부의 개혁과 변화가 여전히 필요한 시점에서 내부의 승진 기용은 아직은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초선의원은 “대통령으로서는 집권 후반기에 호흡이 맞을 수 있는 사람들과 일하고 싶은 심정을 이해하지만 개각에 대한 여론이나 국민의 생각이 있는데, 그런 것을 감안해 폭넓게 인사를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장선(鄭長善) 비대위원은 “인사문제는 언제나 조용해질까, 또 언제까지 여당은 뒷받침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친노 진영을 중심으로는 당내에서 제기되는 비판론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친노직계인 이화영(李華泳)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의 `시선집중’에 출연, 전날 김한길 원내대표의 발언을 겨냥, “전쟁터에 비유하자면 전사들이 개별전투를 하고 있는데, 뒤에서 장수가 그 전투가 소용없다고 흔드는 것과 같은 것”이라며 “이런 방법론이 과연 적절한지 매우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번 개각은 기존 포용정책의 기조를 잘 유지해나갈 수 있는 인사로 앞으로 북핵 협상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양측의 갈등기류는 당내 새판짜기의 논의의 향배를 가를 2일 의원총회에서 격한 형태로 표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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