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지도부 ‘개헌 통한 세결집과 신당’ 두마리 토끼 노려

▲ 9일 노무현 대통령은 대국민담화를 통해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을 제안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 제안이 정치권을 강타하면서 파장이 더욱 확장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노 대통령은 10일 임채정 국회의장, 이용훈 대법원장, 한명숙 국무총리와 고현철 중앙선관위원장, 이어 11일에는 주요 정당 지도자들을 만나 개헌 제안 취지를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한 이후 대국민 설득작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런 과정을 거쳐 이르면 다음달 개헌안을 발의해 4, 5월 내에는 개헌 절차를 완료하겠다는 생각이다.

청와대가 개헌문제를 빠르게 치고 나가자 열린우리당도 한나라당과 대선후보들의 동참을 거듭 촉구하며 대야(對野)공세를 확대시켜 나갈 조짐이다.

노 대통령의 ‘개헌’ 제안 이후 당 사수파와 신당파(개혁파와 실용파)로 갈려 서로를 흠집내기에 여념이 없던 열린당이 개헌론이 불거지면서 오랫만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당 지도부는 이번 개헌 논의을 통해 ‘反 한나라당 세력 결집’과 ‘통합신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은 “4년 연임제 개헌이 국정의 책임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 수단이라는 합의가 이미 사회적으로 이루어 졌다”고 주장했다.

김근태 의장은 10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차기 정권에서 개헌하자는 것은 현실적, 실질적으로 개헌하지 말자는 주장”이라며 “여야 간에 사실상 합의가 이루어져 있는 만큼 정치권에서 정략적 이용을 경계하면서 처리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도 “정치안정화와 비용 절감을 위한 최소한의 개헌은 반드시 필요한 만큼 우세한 판세를 지키기 위해 나라의 걱정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한나라당의 전향적인 태도변화를 촉구했다.

이러한 강경기조 속에 개헌론에 지나치게 올인하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김 의장은 개헌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개헌문제 말고도 민생 현안이 많다”면서 “평화개혁세력 결집을 위해 나서겠다”며 한 발 물러서는 물러서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국민, ‘개헌’ 선호, 시기는 ‘차기정권”

이에 반해 한나라당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한나라당은 ‘정권 연장 음모’로 규정하고 ‘개헌 중단 결의문’ 까지 채택했다. 이어 “개헌놀음 장단에 맞출것이 아니라 국정운영에 전념하라”고 역공세를 취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노 대통령의 머리 속에는 국가의 안위와 국민경제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이 선거와 정권연장의 음모만 있다”고 비판하고, “지금은 결코 개헌을 얘기할 때가 아니다”며 내일 예정된 청와대 모임에도 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기준 대변인은 “정치구도로는 승산이 없자, 정치판을 흔들어 자신에게 유리한 새판을 짜고자 하는 전략에 올인하고 있다”며 “남북 정상회담 길닦기에 이어 개헌까지 재집권 시나리오를 전방위적으로 실현하는 모양새”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주요 언론들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다수의 국민들은 개헌 필요성엔 공감하면서도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부적절하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노 대통령의 ‘4년 연임제 개헌’ 제안에 이은 다음 행보에 대해서도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음에 제기될 깜짝 카드로는 ‘임기 단축’이나 ‘중대선거구제’가 제안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는 “개헌카드 이후 남북정상회담이나 정∙부통령제, 그리고 중대선거구제 개편 등이 나올 수 있는 카드”라며 “노 대통령의 목적은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내서 한나라당 중심의 구도를 깨는데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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