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정책위의장 ‘대북정책’ 놓고 설전

“북한은 개방을 통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고 주민들 삶의 문제를 해결하며 시장경제를 도입해야 한다.”(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

“이명박 대통령이 6·15와 10·4 선언의 이행의지를 선언하고 ‘비핵·개방·3000’을 폐기하며 외교안보팀을 교체해야 한다.”(민주당 박병석 정책위의장)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과 민주당 박병석 정책위의장이 3일 사단법인 민간남북경제교류회 주최로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남북경협 관련 간담회에 나란히 참석, 정부의 대북정책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임 의장은 이날 ‘기로에 선 남복경협’을 주제로 열린 이 간담회에서 정부의 대북정책이 강경한 것이 아니냐는 일부의 비난에 대해 “새 정부가 들어서 마치 다른 형태의 남북정책이 시행되는 것 아니냐는 뉘앙스가 나오고 있지만 이전 정부와 기본 목표는 같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마치 북한을 흡수통일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새 정부의 남북문제 시각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북정책은 남북기본합의서에 기초해 북한의 실체와 주권을 인정하는 기본틀 속에서 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새 정부 들어서는 상생이라는 목표를 정했다”면서 “남과 북만 아니라 주변국에도 도움이 될 때 남북관계가 발전할 수 있으며 남과 북, 주변국이 윈윈윈의 결과로 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이전 정부의 대북정책과의 차이를 그는 설명했다.

또한 북한이 현재 상태로 있으면 안 된다며 개방을 통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고 북한 주민 삶의 문제를 해결하며 시장경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임 의장은 강조했다.

임 의장은 개성공단과 관련, “개성공단의 확대가 바람직하다”며 “개성공단과 연계된 남측 공단을 여러 개 조성해 이를 특별구역으로 만들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민간단체의 삐라살포와 관련해선, “궁극적으로 남북관계를 나쁘게 만들고 있다”면서 “삐라 살포를 주도하는 단체와 적극적으로 대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현 정부의 대북관계 인식 자체의 전환을 촉구했다.

박 의장은 “시중에는 경제는 10년 전, 민주주의는 20년 전, 남북문제는 30년 전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시대인식과 철학, 의지가 바뀌지 않는 한 남북문제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장은 최근 남북간 경색된 관계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 대통령이 6·15와 10·4 선언의 이행의지를 선언하고 ‘비핵·개방·3000’을 폐기하며 외교안보팀을 교체할 것을 주장했다.

이어 북한의 통미봉남 가능성을 지적하며 “남북관계를 남북 당사자가 아닌 제3국이 주도하는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도록 대북 특사의 파견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기문 UN 사무총장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을 특사 후보로 거론했다.

박 의장은 개성공단이 단순한 공단이 아닌 한국경제의 활로라는 측면에서 정부가 보다 전향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북한 근로자 기숙사 건립 예산을 조속히 집행하고 개성공단 출퇴근 도로건설 예산을 내년 예산에 반영할 것 촉구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입주기업인들은 정경분리 원칙 수립과 입주기업 손실보전, 북한 근로자 숙소 착공 등을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