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임진강 사태 엇갈린 시각…北탓? 南탓?

북한이 황강댐을 무단으로 방류해 임진강에서 야영하던 민간인 6명이 모두 사망한 것과 관련 각 당간의 시각차가 여전히 크게 엇갈리고 있다.

10일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은 북한의 책임을 강하게 비판하며 북측 사과와 정부의 강력 대응을 요구했지만,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등은 우리정부의 늑장 대응을 주로 지적했다.

한나라 “북한의 공식 사과를 받아내야”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10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의 반인권적, 반인도주의적 행태에 국민과 함께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여야가 국민과 함께 목소리를 내어 북한의 공식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일부에선 정부의 대북정책 탓을 하고 있다”면서 “문제를 일으킨 북한을 감싸고 우리 정부를 비난하는 것은 대체 어느 나라 국민인지 이해가 안 간다”며 민주당, 민노당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민주 “정부 위기관리 대응 시스템 재검토 해야”

반면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우리 정부도 위기관리 대응 시스템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수자원공사의 경보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당시 당직자도 이미 퇴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번 사고는 명백한 인재(人災)라서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달 27일 이미 한강댐 방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러한 것들을 너무 소홀하게 취급했던 경향이 있다”면서 “경각심을 갖지 않은 것이 이러한 큰 참사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북한당국에 “이번 사태와 관련한 사과 및 재발방지에 대한 분명한 의지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9일 현인택 통일부 장관 말한 ‘북한의 의도된 방류’라는 발언은 자칫하면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며 “정확한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남북관계에 악영향만 준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진 “남북관계 경색되도 응징해야”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5역회의 모두발언에서 “일시적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더라도 (북한을) 응징해야 한다”며 북한에 대한 정부의 강경한 입장을 요구했다.

이 총재는 “정부는 북한에 대해 사과를 요구한 것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하면 안된다”며 “북한의 위협과 도발에 대해 과거 정권처럼 모른 체하거나 말로만 항의하는 정권이라면 보수정권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이어 “안보에 구멍이 뚫렸다면 책임소재를 분명하게 해서 바로잡아야 하고, 이것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국정조사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 “정식회의서 논의 된적 없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노동당 관계자는 1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안에 대해서 당차원에서 정식적으로 논의 된 것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북한의 방류로 인해 우리국민이 죽었다고 하는 것은 자기의 잘못을 감추는 것”이라면서 정부의 책임을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공식 사과 하도록 당차원에서 지적해야하지 않나’라는 질문에 “북한에서 입장을 밝혀야 하지만 당차원에서 사과 요구는 따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8일 대변인 논평에서 “이명박 정부는 남북간 대화가 단절되고 진행되던 협의가 끊김으로서 결국 이런 사건이 발생하게 된 것에 대해 깊이 돌아봐야 한다”며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이행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약속이야말로 재발방지를 위한 협의의 첫 단추를 꿰는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창조한국 “정부의 대응 지켜보겠다”

창조한국당도 역시 지켜보겠다는 입장만을 취하고 있다. 김석수 창조한국당 대변인도 1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북측에 대해 대응하고 있으니 지켜보는 중에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번사태의 잘못은 북한, 수자원공사, 군 등에 있다”며 “당사자들이 모든 책임을 져야한다”며 “당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사과요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