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여야 소속 의원들은 현재 계류 중인 북한인권법안(대안)에 대한 입장차를 줄이지 못하고 추후 논의를 이어가기로 19일 합의했다.
이날 법사위 회의에서 여야는 그동안 논란됐던 북한인권법안의 실효성 여부를 두고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지만 결국 입장차를 줄이는 데에는 실패했다. 때문에 향후 법사위에서 재논의 되더라도 진통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북한인권법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시급한 법사위 통과를 제안한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남북관계 악화 등을 우려하면서 선(先) 인도적 지원 재개를 촉구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북한은 현재 먹고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인권인데 북한은 지금 그것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가 기본적인 인권 보장 위해 식량과 의약품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은 주적의 대상이지만 형제이고 협상과 통일의 대상”이라며 “가장 기본적인 인권인 먹고사는 것과 질병의 문제에 대해 정부가 인색하게 조건을 달고 있는 것은 북한인권 개선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대북문제가 잘되고 있는가, 좌파정부 10년 퍼주기 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퍼주기 안 해서 잘되고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지금 대북 지원을 한다고 말하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손범규 한나라당 의원은 “정부가 북한을 지원한 것에 대해 생색내서도 안 되지만 ‘묻지 마’ 지원을 남발해서도 안 된다”고 받아쳤다.
손 의원은 “북한 정권의 행태는 왼손으로는 지원 받아 챙기면서 오른손으로는 무력도발을 하고 있다”며 “그런 집단에 지원을 해주는 것이 아닌 북한 주민을 위한 지원이 되어야한다”고 덧붙였다.
손 의원은 “인도적 목적을 가지고 지원 했음에도 군사적 야욕에 전환 되거나 김정일이 정권 안보 차원으로 악용되는 것은 그렇게 되지 않도록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며 “정부가 일체 지원을 끊자는 것이 아니라 지원을 하더라도 법에 맞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최병국 의원도 “북한인권이라고하면 내재적 접근법이라는 논리로 알레르기적 반응 나온다”며 “박지원 의원뿐만 아니라 우리사회 등에서 북한의 인권문제를 논의하려하면 북한이 먹고살도록 도와줘야한다는 백마비마(白馬非馬)론의 괴변을 늘어놓는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법사위 회의에서는 북한인권법안에 명시된 북한인권 관련 업무를 통일부가 관리하게 되어있는데 외교 및 국제관계 인권침해조사와 기록보존 등이 관련되어있으므로 법무부를 통일부와 함께 북한인권 관련 주무부처로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