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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계열의 교과서포럼(공동대표 박표종)이 공개한 ‘새로운 한국근현대사’ 편집본을 두고 30일 여야는 공방을 벌였다.
편집본에서는 4∙19는 ‘혁명’이 아닌 ‘학생운동’으로, 5∙16은 ‘군사쿠데타’가 아닌 ‘혁명’으로 해석해 논란이 되고 있다. 또한 5∙18에 대해선 그 원인을 중앙권력으로부터 소외된 광주지역의 분노가 누적된 데 주요 원인을 두면서 “한국사회에 반미급진주의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서술했다.
이를 두고 열린우리당과 민노당은 “정치적 목적을 위한 역사 왜곡, 뉴라이트의 본질이 드러났다”며 폄하한 반면, 한나라당은 “역사인식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인정해야 한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새로운 교과서의 내용은 유신을 찬양하고 5∙16 군사쿠데타를 미화하고 5∙18 광주민중항쟁을 비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새로운 왜곡을 시도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직설했다.
우 대변인은 “일본의 역사왜곡에는 분노하는 분들이 자기 나라의 역사를 왜곡하려는 시도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정치적 목적으로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굉장히 무모한 시도다. 역사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민병두 홍보기획위원장도 “뉴라이트가 그동안 브랜드 이미지를 키워왔는데 결국 뉴라이트도 올드라이트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라며 “5∙16 쿠데타가 결과적으로 경제개발 시대를 낳았다고는 할 수 있어도 그 동기를 혁명이라고 하는 것은 지나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CBS 뉴스레이다에 출연해 “경악할 만한 일”이라며 “그것은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얘기하는 것하고 비슷한 수준의 망언이고 몰역사적인 이해방식이라고 본다”고 비난했다. 이어 “뉴라이트의 본질이 친우파가 아니라 극우파라는 것이 점점 드러나고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나라당 유기준 대변인은 “교과서의 전체 내용이 아니라 일부 내용만 발췌해서 비판하는 것 같은데 건전한 비판의 자세가 아니다”면서 “그 동안 우리 역사교과서가 너무 친북적인 점이 있었는데 (뉴라이트 교과서는) 근현대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하는 과정이고, 그런 점을 인정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교육위 소속인 임해규 의원도 “현행 검정교과서는 건국과 산업화 과정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안돼있고, 분단체제와 민주화는 과도하게 표현돼 있는 등 다소 이념적 편향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역사란 현재의 시각으로 끊임없이 재평가하고 수정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교과서포럼이 내놓은 대안교과서는 역사의 지평을 넓히고 서술관점을 다양화하는 데 기여하리라 본다”고 긍정 평가했다.
한편 교과서포럼은 현행 역사교과서가 감상적 민족주의 사관과 민중사관에 젖어 역사적 실증을 도외시하고 대한민국 정통성을 심각히 훼손하고 있다며 새 역사교과서 편찬을 추진해왔고, 최종본은 내년 3월 출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