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경제민주화 논쟁 ‘재벌 때리기’로 왜곡”

최근 여야 대선주자들이 하나같이 ‘경제민주화’를 외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경제민주화 논쟁이 포퓰리즘적으로 흘러 재벌 개혁에만 집중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초래될 것이란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사)시대정신과 한국경제연구원이 오는 14일 열릴 ‘자본주의는 진화하는가-정부와 시장의 역할, 경제민주화 논쟁’ 정책 컨벤션에 앞서 배포한 자료에서 전문가들은 복잡한 경제구조와 한국의 경제실상이 고려된 실현 가능한 자본주의적 대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같은 전문가들의 지적은 현재 대선주자들이 경제이론에 뒷받침한 정책적 대안이 아닌 대중의 지지만을 얻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경제민주화의 개념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허구성을 밝혀내, ‘재벌기업 때리기’로 일관되고 있는 경제민주화의 실체에 대해 비판했다.


발표자 좌승희 서울대 경제학부 겸임 교수는 경제발전에서 자본주의가 담당하는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평등주의적 자본주의의 폐해를 지적했다. 자본주의 시장은 경제적 차이·차등·차별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이를 ‘이단’으로 보는 견해가 있지만 차이·차등·차별 없이는 경제발전의 추진력이 생성될 수 없다는 것이 좌 교수의 설명이다. 


특히 좌 교수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금융위기는 국민들의 자가 주택 보유를 위해 국가가 개입, 자본주의 시장 원리를 해친 대표적인 사례라고 꼬집으면서 국민들에게 경제적으로 평등한 삶을 보장하겠다는 정책은 단지 ‘포퓰리즘’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경제민주화’가 자칫하면 이 같은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사실을 경고한 것이다.


좌 교수는 “경제적 성과와 관계없이 모두에게 평등한 경제적 결과를 보장하겠다는 평등주의 경제정책은 경제를 역행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면서 “열심히 노력하나, 하지 않으나 결과가 똑같다면 누가 열심히 노력 하겠는가”라고 피력했다.


민경국 한국제도·경제학회 회장은 “세계경제포럼(WEF)이나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한 ‘정부규제 부담’과 기업 관련법규의 순위를 보면 한국은 중위권으로 기업 경영환경이 매우 열악한 나라에 속한다”면서 ” 특히 세계자유경제(World Economic Freedom)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기업규제는 조사대상국 141개 나라 가운데 63위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산권 보호, 기업들에 대한 재판과 법집행의 공정성 부문에서조차 141개국 중 50위권이다”면서 “한국 정부는 기업에 대한 규제개혁에 올인해야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그는 “규제 개혁은 한국경제가 올인해도 모자랄 판인데, 정치권은 경제 민주화, 복지확대, 부자증세 등 시장경제 원칙에 어긋나는 정치적 아젠다만 쏟아낸다”면서 “이것은 번영이 아니라 빈곤, 실업, 양극화, 저성장의 길이자 국민을 불행하게 만드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민 회장은 스위스, 에스토니아, 독일, 스웨덴 등 유럽 4개국의 경제사를 통해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이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들 유럽 4개국은 시장에 대한 정부의 규제를 줄이고 복지를 축소했기 때문에 유럽의 경제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들 유럽 4개국은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 당시, 정부지출을 늘리며 시장을 통제하는 세계 여러 나라들의 정책과 반대로 정부 지출을 줄이는 등 정부의 권한을 축소하는 정책을 과감히 시행해 불황을 이겨냈다”면서 “자본주의 원칙에 충실한 국가들일수록 불황을 쉽게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민 회장은 “유럽에서 1970년대 폐기처분된 경제민주화가 한국에서는 대기업 때리기로 왜곡되고 있다”면서 “규제를 풀고, 정부지출을 낮추고, 조세부담을 줄이면 시장경제는 실업·빈곤·대기업 문제를 스스로 해결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진권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 소장은 ‘강제하는 세금’이나 ‘권리로서의 복지’가 아닌 ‘자발적인 세금’과 ‘감사하는 복지’의 틀로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제안했다.


세금과 복지라는 강제적 제도는 국민들의 이타심을 자극해 단기적으로 효과를 가질 수 있으나, 자발적이지 않은 세금과 복지에 대해 당연시하는 세태는 결국 장기적으로 사회 분열까지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 소장은 “정치수요자인 국민들이 시장경제구조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가진 자들’의 자발적인 자선과 봉사가 확대돼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사회통합 수준을 높일 수 있고, 좀 더 나은 자본주의 체제를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훈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도 이상적인 자본주의 사회 건설을 위해 ‘완벽한 재산권 보호’와 ‘적절한 사회복지제도’가 함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번 컨벤션은 오는 14일(금요일) 오후 2시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다. 컨벤션은 ‘자본주의 발전과정과 현재적 가치’ ‘글로벌 금융위기 및 재정 위기의 진실, 자본주의 문제인가?’ ‘더 나은 자본주의를 위한 변화의 방향’ 등 세 가지의 주제로 진행된다.


이날 사회, 발표 및 토론자로는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민경국 한국제도·경제학회 회장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복거일 소설가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교수 ▲좌승희 서울대 경제학부 겸임교수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강석훈 새누리당 국회의원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김종석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이승훈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현진권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 소장 ▲나성린 새누리당 국회의원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 등 경제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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