胡 메시지, 당근보다 채찍에 무게 실린 듯

탕자쉬안(唐家璇) 특사를 통해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전달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메시지가 예상과 달리 매우 엄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北京) 외교가를 통해 흘러나온 후 주석의 구두 메시지는 당근보다는 채찍에 무게가 실려 있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 내용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인 흐름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상당한 수준의 ‘위협’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한 외교 소식통은 전했다.

이 소식통은 핵실험 중단을 설득하기 위한 모종의 대가를 기대했던 김정일 위원장이 뜻밖의 메시지에 놀랐고 겁을 먹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을 겁먹게 할 정도의 메시지였다면 중유와 식량 등의 지원 중단과 북중 상호원조조약 자동 군사개입 조항 개정 등을 상정할 수 있다. 나아가 가능성을 낮지만 국경 폐쇄와 국교 단절과 같은 최고 수준의 경고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북한과 중국이 한국전쟁 이후 굳건하게 다져진 혈맹관계라는 점을 감안할 때 최고지도자가 보내는 메시지에 이와 같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의 압박을 가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특히 북한의 동북아의 안보구도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중국에 미치는 지정학적 영향을 고려할 때 북한의 체제를 위협하는 발언을 담았을 리 없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베이징의 한 관측통은 “특사를 통해 전달되는 국가 지도자의 메시지라는 점에서 우회적인 외교 수사의 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 관계로 볼 때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시하고 추가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더 이상 돕기 어려워진다’는 정도의 표현으로도 충분히 압박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탕 국무위원이 중국과 국제사회의 강력한 유감을 전달하고 추가 핵실험을 중단하라고 설득했다”고 말했다고 홍콩 언론은 전했다.

중국 인민대 스인훙(時殷弘) 교수는 “김정일 위원장이 탕자쉬안 특사의 방문을 받아들이고 회담한 것은 북한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스 교수는 “특히 중국이 생각지도 않았던 무역 및 금융압박을 가하는 것에 무척 놀랐을 것”이라고 덧붙였으나 중국의 만류를 무시하고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이 탕 특사를 만났다고 해서 핵실험을 중단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미국의 국제정치 컨설팅 업체인 유라시아그룹의 브루스 클링너 아시아 담당 분석관은 “중국이 북한에 당근과 채찍을 모두 줬겠지만, 채찍의 경우 북한에 실질적인 위협이 없는 ‘말로만 하는 채찍’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0일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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