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SEC ‘테러지원국 거래기업’에 韓電올려

한국전력공사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테러지원국’ 거래 기업 명단에 올랐다.

SEC는 지난달 25일 미 국무부에 의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북한, 쿠바, 이란, 수단, 시리아와 직.간접 거래관계가 있다고 연차보고서를 통해 스스로 밝힌 기업 80여개의 명단을 5개국별로 분류해 자신들의 웹사이트에 올렸다.

당시는 한전이 명단에 들어있지 않았으나, 7일 확인한 명단엔 한전이 올라 있어 앞으로도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한국 기업들 가운데 북한과 거래관계가 있는 기업들이 이 명단에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 명단에 오른 기업의 북한과의 관계는 SEC나 미 정부기관이 조사한 게 아니라, 기업 스스로 뉴욕 증시 상장사로서 SEC에 제출하는 연차 보고서에 들어있는 내용이다.

크리스토퍼 콕스 SEC 위원장은 첫 명단 공개 당시 성명에서 “모든 투자자들은 자신의 투자 또는 퇴직예금이 간접적으로 테러리스트의 안식처나 대량학살 국가를 지원하지는 않는지 알아야 한다”면서 SEC의 역할은 “그런 정보를 투자자들이 알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SEC측은 다만 이 명단에 올랐다는 “자체가 이들 기업이 테러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전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미 SEC에 제출하고 있는 연차보고서의 내용을, 투자자들에 주의를 환기시키는 차원에서 올려놓은 것으로, 아무 의미가 없다”며 “우리는 한국의 공기업으로 대북 사업 및 경제교류를 하는 것인데, 리스트에 올랐다고 해서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한전 관계자는 “한전의 대북 사업은 다른 외국기업과 성격이 다르다”며 “북한 주민이 아니라 개성공단에 있는 우리 기업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인데, (리스트 등재는) 합당치 않다”고 말했다.

SEC 웹사이트의 관련 사이트에 들어가면, 북한에서 사업을 하거나 북한과 직.간접 거래관계가 있는 기업으로 한전과 함께 HSBC 홀딩스, 지멘스, 바이오테크 홀딩스, 차이나 위차이 인터내셔널, 크레디트 스위스, 민드라이 메디컬 등의 기업이 올라있다.

한전은 SEC에 제출한 2006년 회계 및 경영실적 보고서에서 2005년 3월부터 개성공단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으며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진행했던 대북 경수로 사업의 계약부터 `사업종료 이행협약(TA)’ 체결까지의 전말을 상세히 설명해놓고 있다.

한전은 이와 함께 “남북한간, 또는 북.미간 긴장 고조나 적대행위 등이 한국전력과 그 채권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고했다.

SEC의 이러한 테러지원국 거래기업 ‘블랙리스트’에 대해, 이 명단에 오른 기업들은 실제 거래관계가 어떤 수준이며, 여전히 거래관계가 있는지, 아니면 거래관계를 중단하기 시작했는지 등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고 파이낸션 타임스는 명단 첫 공개 당시 보도했었다.

그러나 미국에선 이란과 북한 등에 대한 투자와 거래를 금지하는 입법이 주의회와 연방의회에서 적극 추진되는 등 최근 ‘테러 프리 투자’론이 민간과 공공분야에서 확산되고 있다.

‘테러 프리 투자’론은 이란과 수단을 주된 목표로 삼지만, 북한과 시리아 등도 동시에 겨냥하고 있어 한국기업들의 대북, 대이란 사업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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