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CSIS 고문 “북핵협상 중요사항 빠뜨려”

미국과 중국 등 북한 핵 전문가들은 14일 베이징(北京) 6자회담에서 북핵문제가 타결됨에 따라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면서도 북한 핵시설 폐쇄와 핵무기 해체 시한이 정해지지 않아 합의사항 이행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고문인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차관보는 “이번 협정은 현상유지보다는 의미가 있지만 분명히 몇 가지 중요한 사항을 빠뜨렸다”면서 “이중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북한의 핵무기 제거 마감시한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인혼 고문은 “이번 협정에 영변 핵시설의 불능화를 위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돼 있지만 시간 계획 및 추가조치는 포함돼 있지 않고 또 핵폭탄 및 핵무기 제조를 위해 생산된 핵물질의 제거와 관련,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며 합의사항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마이클 그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 아시아 담당 선임국장은 “북한은 6자회담에서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시인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중대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린 전 국장은 “우리는 북한이 시간을 끌면서 단지 핵시설 동결을 함으로써 모든 지원을 얻어내려고 시도할지 또는 북한이 전향적 자세로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과 생산된 플루토늄에 관해 밝히고 전면적인 비핵화를 시작할지 알 수 없다”며 “북한의 과거 행적이 좋지 않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코펜하겐 노르딕 아시아문제연구소의 게이르 헬게센은 “북한은 지금까지 핵 프로그램을 외세침략에 대한 유일한 보장책이라고 여겨왔다”면서 “완전한 해빙무드가 조성되지 않으면 북한이 국제사회의 요구사항을 이행할 것이라고 믿기는 어렵다”는 다소 비관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중국 외교부 산하 중국국제학연구소의 북핵 담당자인 진린보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작년 12월, 한국과 일본 기자들에게 “우리가 핵무기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려고 그토록 오랫동안 개발하고 유지해왔다고 믿는가”라고 발언한 사실을 예로 들면서 북한의 합의사항 이행이 순조롭지만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진은 “다른 국가들은 핵무기를 정치적인 지지와 외교, 안보를 위해 개발했지만 북한은 다른 나라와 사정이 다르다”면서 “그들은 식량과 연료, 입을 옷 때문에 개발했기 때문에 값싸게 협상할 수 없다. 그래서 매우 비관적이다”라고 말했다.

북한핵 전문가인 중국의 핵물리학자 류궁량도 “북한이 핵물질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고 얼마나 생산했는지, 그리고 감추고 있는 양이 얼마인지와 관련, 추산은 하고 있지만 아무도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면서 북한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여전히 많은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하지만 미국의 이익단체인 군축협회(ACA)의 대릴 킴볼 대표이사는 “위험이 지나간 것이 아니다.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면서도 “핵무기 해체를 입증할 수 있는 좀더 극적이고 신속한 조치가 바람직하겠지만 완벽한 목표가 이번 초기조치를 가로막는 적이 되면 안된다”며 합의 사항의 성과를 옹호하는 주장을 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