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CRS “대북정책 8개 대안을 보니…”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 의회 판도가 바뀔 경우 대북정책의 변화 유무가 주목되는 가운데 미 의회조사국(CRS)은 북한의 핵실험 후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으로 현상지속에서부터 주한미군 철수에 이르기까지 8개 안을 제시하고, 각각의 장.단점을 분석했다.

에마 샨렛-에이버리 연구원 등은 지난달 24일 작성해 이달초 공개한 ‘북한의 핵실험:동기, 함의, 그리고 미국의 선택안’이라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대북 정책의 목표 달성이 “협상론자와 정권붕괴론자간 분열”과 미국과 다른 나라간 국가이익의 차이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의 목표와 가장 근접한 나라는 일본이고, “중국과 한국엔 북한의 붕괴라는 정치적 불안과 경제적 결과가 최악의 사태를 의미”하기 때문에 핵실험으로 중국과 한국이 북한에 더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되더라도 “북한의 붕괴를 막는다는 두 나라의 궁극 목표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예상했다.

필자들은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미국의 걱정은, 김정일(金正日) 정권의 붕괴로 혼돈 상태가 되면 ▲북한군이 대일 공격에 사용할 가능성 ▲지도부 혼돈의 장기화 속에 핵무기나 물질이 외국의 제3자에 넘겨질 가능성 ▲한국 주도하에 통일이 이뤄질 경우 통일 정부가 그때의 불확실한 지정학적 여건을 감안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 등에도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 1718호가 미국 주도의 비확산구상(PSI)을 합법화하는 의미가 있다고 존 볼턴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말한 것과 관련, “일부에선 1718호가 PSI를 합법화하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 결의가 화물의 압류.압수 권한을 부여한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PSI 자체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구상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론 선적국과 양자간 승선검색 협약만 새로운 것이고, 대체로 그동안 있어온 검색조치를 좀더 활성화한 것일 뿐”이라고 말해 행정부와 다른 견해를 보였다.

다음은 보고서가 취합한 미 행정부의 8개 대북정책 대안으로, 보고서는 이들 대안중 일부가 동시에 시행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상지속(status quo) = 보고서는 비판론의 주장이라고 인용하는 형식을 취했으나, “행정부가 협상에 의한 해결을 선호하는 사람들과 정권교체를 선호하는 사람들로 나뉘어 있다”며 “이러한 분열이 때때로 대북 정책수립 과정을 마비시켰다”고 지적했다.

강.온파간 이견이 하나의 통일된 정책으로 융합되지 못하는 이면엔 “북한 문제를 중동분쟁이나 국제 테러리즘 문제에 비해 우선순위를 낮게 보는 데 따른 대북 정책의 취약성과 수동성”이 있다고 일부 관측통은 보고 있다고 필자들은 덧붙였다.

◇핵보유국 지위 인정 =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에서, 북한의 ‘핵클럽’ 가입을 인정해주고 비확산 공약을 하도록 하는 등 ‘책임있는’ 핵보유국으로 행동하도록 하자고 일부 안보분석가들이 주장할 수도 있다고 보고서는 말했다.

그러나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과 달리 북한에 대해선 워낙 불신이 크기때문에 부시 행정부가 이 접근법을 “채택할 것 같지 않다”고 보고서는 단정했다.

◇북미 양자대화 = 북.미간 직접 양자협상을 통해, 북한이 모든 핵 및 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고 플루토늄 생산 프로그램을 동결하면 양국간 관계정상화 협상을 시작하고, 이어 북한이 핵프로그램의 검증 가능한 해체로 나아가면, 금융제재 해제, 에너지 지원,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등의 유인책을 제공하는 방안이다.

대부분의 관측통은 부시 행정부가 이 길을 택할 것 같지 않다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6자회담을 통한 외교 계속 = 보고서 작성 시점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가 발표되지 않은 때였다.

보고서는 6자회담을 계속할 경우 “최대 과제는 초기 위기감이 가라앉은 뒤에도 한국과 중국의 대북 제재를 유지토록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중국과 한국이 군사행동 위협에 반대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일본은 외교수단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약속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법률적 압박 강화 = 보고서는 대북 금융압박 강화를 위해, 방코 델타 아시아(BDA)외에 중국 본토에 있는 은행 하나를 골라 추가 제재하거나, “미 정부가 그동안 무언의 경고를 해온 대로, 미국 은행들이 테러리즘이나 불량국가들과 연계된 그룹들과 조금이라도 연계가 있는 금융기관들과는 거래를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명시적으로 취할 수도 있다”고 뉴욕 타임스 보도를 인용해 예상했다.

PSI에 대해 한국은 10월10일 사안별 참여를 발표했고, 중국은 거부하고 있지만, 북한의 핵실험과 안보리의 제재 결의 덕분에 역내 국가들의 PSI 합류를 더 쉽게 만드는 정치적 환경이 조성될 수도 있다고 보고서는 말했다.

그러나 압박이 강화될 경우, 특히 한국과 중국이 참여하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권력을 잃게 될 것을 우려해 협상에 되돌아 올 수도 있지만, 반대로 경제적 곤경때문에 핵무기와 물질을 더 빨리 확산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비군사 수단에 의한 정권교체 = 현 대북 정책에 이미 이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미국이 6자회담을 포기하고 이 정책을 공식 채택, 북한 정권 허물기에 적극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서는 예상했다.

북한 정권을 직접 겨냥할 수도 있고 북한 경제의 붕괴를 통해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정책이 공식화되면, 대북 경제 지렛대를 갖고 있지 않은 미국으로선 중국과 한국의 대북 지원과 경제협력을 중단토록 압박을 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한.미간, 미.중간 분열이 커질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일부 논자들은 미국의 대한 압박 카드로 주한미군 철수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중단을, 대중 압박 카드론 ‘하나의 중국’ 정책 재고와 경제관계 축소를 제시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말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한국 및 중국과의 관계 악화가 초래할 막대한 경제.안보적 파장을 지적하는 비판론도 함께 소개했다.

특히 미국과 일본간 관계가 유착될수록 동북아에 이미 존재하는 긴장관계가 더 악화될 수 있고, 미국과 한국 및 중국간 관계가 눈에 띄게 악화되면 이 지역의 불안한 평화가 깨질 뿐더러, 이 지역주둔 미군이 더 이상 안정자로 간주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군사 조치 = 직접 행동에서부터 위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안이 있으나, 전면 침공의 경우 북한의 대한, 대일 보복 가능성, 중국 대응의 불확실성, 미 군대의 부담, 전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 등으로 인해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말했다.

핵시설만 공격하는 “외과수술식” 타격 가능성도 완전 성공할 수는 없다. 북한 시설의 지하화, 추가 핵시설의 소재에 관한 정보 결여, 북한의 군사 대응 가능성 등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말했다.

저명한 논자들 다수가 ‘북한의 핵물질 이관시 직접 보복’ 위협을 가할 것을 주장하지만, 테러집단 등이 핵을 입수하더라도 “현재로선, 그게 북한 한 곳에서만 공급된 것인지 100% 확인할 수 있느냐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미국이 과연 핵무기로 보복할 수 있느냐는 확실하지 않다고 보고서는 말했다.

▲제한 철수 = 일부 논자는 미군의 부담이 너무 크고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미군 부족이 심각하다는 이유로, 미국이 북한과 평화협정을 맺고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안을 주장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소개했다.

이는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 주도권을 중국을 비롯해 동북아 역내 국가들에 넘기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의 잠재적 위협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과 다른 아시아 지역엔 미군을 유지하고 해.공군력을 증강하더라도 동북아의 지정학적 정세가 크게 변모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즉 “북한 문제에 대한 주도권 할양은, 한반도가 통일되거나 다른 지정학적으로 의미있는 사태 전개시 새로운 지역질서 결정 과정에서 미국이 우위권(dominant stake)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경계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