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4일(현지시간) 현 단계에서 6자회담의 재개는 바람직하지 않으며, 회담에 앞서 5개국간 신중한 사전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러시아의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러시아를 방문중인 데이비스 대표는 이날 러시아 유력 일간지 ‘코메르산트’와의 인터뷰에서 6자회담 재개와 관련 “지금 협상에 복귀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데이비스 대표는 “북한과 양자, 6자 등의 형식으로 대화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새로운 협상을 시작하기 전에 계획을 갖고 있어야 한다”면서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5개 참가국이 북한과 어떻게 협상을 할 것인지에 대해 합의를 이루는 것이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북 2.29 합의를 언급하면서 “여기엔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과 우라늄 농축 활동을 중단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었지만 북한은 3월 중순 로켓 발사 계획을 발표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20년에 걸쳐 약속과 파기를 반복해 왔지만 이번에는 약속에서 파기에 이르는 시간이 기록적으로 짧았다”며 “이제 북한의 말 가운데 무엇을 믿고 무엇을 믿지 말아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이 중국처럼 크지 않다는 지적에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 해결에서 아주 중요한 한 부분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인들은 미국인들보다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훨씬 더 잘 알고 있다. 북한이 러시아와 가장 직설적이고 솔직히 얘기를 나누는 것 같다”면서 “러시아가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