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90년대말 北우라늄핵프로그램 증거 포착”

빌 클린턴 전 미 행정부는 지난 90년대말 북한이 우라늄 농축 핵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증거를 포착하기 시작했다고 샌디 버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1일 말했다.

버거 전 보좌관은 이날 뉴욕에서 가진 미국외교협회(CFR) 강연에서 이같이 언급하고 이로 인해 당시 클린턴 행정부가 포괄적인 대북정책안인 `페리 프로세스’를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미국 정부는 2002년 6월께 북한이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에 사용되는 고강도 알루미늄 150t을 러시아로부터 수입했고, 파키스탄의 핵무기 개발 주역인 압둘 카디르 칸 박사를 통해 원심분리기 실물 20대와 설계도를 확보했다는 정보를 입수, 그해 10월 방북한 제임스 켈리 당시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통해 우라늄 농축 핵프로그램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져왔다.

버거 전 보좌관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94년 제네바 합의를 통해 북한 플루토늄 핵프로그램을 동결시킨 클린턴 행정부가 이미 북한이 미국을 속이고 우라늄 농축 핵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 `페리 프로세스’도 지금까지는 지난 98년 8월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광명성 1호)을 발사하고 금창리 지하 핵의혹 시설, 이들 문제로 인한 공화당측의 대북강경론 무마 등이 그 배경이었던 것으로 전해져왔을 뿐 우라늄 농축 핵프로그램과의 연관성이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다.

버거 전 보좌관은 이어 미국이 `페리 프로세스’를 제시하자 북한은 그들의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겠다는 매우 흥미있는 `미사일 제안’을 해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과 북한 조명록 총참모장의 교환방문이 있었고 그 과정에 미사일 협상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클린턴 행정부는 북한과의 협상을 끝내기 전에 임기를 다했다면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도 자신이 평양에 가서 협상을 끝냈어야 한다고 믿고 있지만 자신은 임기를 몇달 앞두고 막판에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했다면 방북후 돌아오자마자 합의는 사문화됐을 것이기 때문에 실수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클린턴 행정부 관계자들은 조지 부시 행정부 첫 국무장관에 지명된 콜린 파월이 대북포용정책을 계속할 것으로 확신했지만 그러지 않았다면서 그 결과 북한은 핵무기 10개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갖게 됐다고 버거 전 보좌관은 덧붙였다.

앞서 버거 전 보좌관은 지난 94년 북미 제네바 협상 당시 미국 수석대표였던 로버트 갈루치가 지난 5월 한 세미나에서 클린턴 행정부가 지난 98년 북한의 원심분리기 도입 사실을 알았으며 `페리프로세스’는 북한의 우라늄 핵개발 대응책이라고 주장했을 때 “당시는 정보가 없었다”며 클린턴 행정부의 북한 우라늄 농축 핵프로그램 인지설을 부인했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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