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9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 접근방식에 동의하며, 이를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주 한국, 중국, 일본, 싱가포르 순방을 앞두고 이날 한국의 연합뉴스 및 일본 언론들과 가진 브리핑에서 “우리가 보기에 북한 문제와 관련해 서울과 워싱턴 사이에 이뤄져온 협력의 수준은 훌륭한(superb) 것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의 이 같은 언급은 이 대통령이 제안한 이른바 `그랜드 바겐’ 대북협상 방식에 대해 한.미 정상간 이견이 없음을 강조하면서 나온 것이다.
그는 “북한에 조금씩 주고 진전이 이뤄지길 기대하는 종전의 대북 협상방식은 심각한 결함이 있었다”고 진단한 뒤 “그랜드 바겐 제안은 경제지원 및 기타 정치적 분야에 걸쳐 북한을 어둠에서 동북아시아 사회로 이끌어내기 위한 명확하고도 종합적인 일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며, 우리는 이런 접근방식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그랜드 바겐의 전제조건으로 북한이 2005년 9.19 공동성명 및 유엔안전보장 이사회의 관련결의에 의거한 자신들의 의무사항에 따라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고,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핵프로그램을 모두 제거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북 정상회담 문제와 관련, 이 당국자는 “이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이 결정할 사항이며, 우리는 이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대통령과 한국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의 전망에 관해 스스로 입장을 밝힐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한.미 정부의 공통된 인식 가운데 하나는 북한과의 대화추구는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한국전쟁으로 인해 헤어진 이산가족들의 상봉을 환영하며, 북한내 한국군 포로들도 인도적 견지에서 한국으로 송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 방문의 의미에 대해 “미국에 있어 한국은 `지역내 한국'(Local Korea)에서 `세계속의 한국(Global Korea)’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방한하면) 비단 한국문제뿐만아니라 세계적인 문제, 초국가적인 문제, 한국과 미국이 변화를 이끌어내는 문제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오바마 대통령과 이 대통령은 그간 매우 강력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왔다”며 “이 대통령이 지난 6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 예외적일 정도로 주목을 받은 것은 한.미 양자관계의 중요성과 질을 반영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 방문때 아시아와 관련한 중요한 정책연설을 할 계획”이라며 “아시아가 미국에 왜 중요한지, 미국은 아시아에 왜 중요한지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힐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또 그는 “연설은 미국과 아시아가 서로에게서 배우고, 긍정적인 힘을 강화해 나가는 이른바 `선순환’, 즉 호혜에 관한 내용을 담게 될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장과 건강한 통합을 촉진하려는 미국의 대(對) 아시아 개입정책에 관한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