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무장 北과 공존 여부 선택 직면”

북한이 핵 시험을 강행하면 “다른 세상”이 될 정도로 지역과 세계 의 정치·안보 지형에 큰 충격을 미칠 것이라는 게 일치된 견해다.

그러나 미 정부의 대응과 관련, 미 언론은 분석기사에서 그동안 추진해온 ’새로운 접근’법이 당분간 물건너간 것은 분명하지만 실제 핵 시험시 대응의 구체적 내용은 아직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미국의 주요신문들은 북한이 핵 시험 계획을 발표하고 하루가 지난 4일, 북한 발표의 다양한 측면을 조명했다.

▲“미의 협상 모색 고비마다 北 판돈 올려”

북한의 핵 시험 계획 발표는 한국과 미국 간 ’공동의 포괄적 접근’ 방안에 관한 협의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나왔다.

한미 정상회담 후 한국측이 ’포괄적 접근’ 방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수일 전엔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하나의 마지막 시도”를 준비중이라며 11월 초순 동북아지역을 순방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북한의 발표 전만 해도 한·미 양국 관리들이 방코 델타 아시아(BDA)에 대한 조사를 일단락하는 방안을 찾고 있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미국은 한국과 함께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기 위한 새로운 노력을 시작하고 있었다”며 “라이스 장관의 고위보좌진이 한미 정상회담 이후 새 접근안을 만들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전에도, 라이스 장관은 북핵 교착상태를 끝내기 위한 새로운 시도로 아시아지역 순방을 준비중이었으나 북한은 미사일 발사로 대답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당시 “중국 정부의 고위관계자가 북한측에 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으면 라이스 장관이 현재의 한반도 정전체제와 군사구조를 공식 종결하는 방안을 포함해 여러 가지를 테이블에 올려놓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했다”는 것.

이와 달리,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는 인터넷판에서 “미국이 최근 최소한 전술적으론 대북 직접대화 문제에 관해 좀 더 유연성을 보여왔지만, 미국의 초점은 제재에 있었다”고 분석했다.

▲미 강경파 “나쁘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북한의 핵실험 도박은 부시 행정부의 매파를 부추겨 북한의 고립과 대북 제재를 강화하고 심지어 해상봉쇄까지 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뉴욕 타임스도 부시 행정부의 한 매파가 북한의 핵실험이 “나쁜 일만은 아닐 수도 있다”며 그 이유로 그동안 대북 압박을 꺼려온 중국, 러시아, 한국을 압박 전선에 통일시킬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이 대북 정책을 정권교체나 전복 쪽으로 바꿀 가능성이 높다”는 백학순 세종연구소장의 말도 인용했다.

그러나 ’월드 리포트’는 북한의 핵 시험이 아시아 국가들을 미국 입장 쪽으로 기울게 만들 것으로 미국은 믿고 있지만, 북한을 더 고립시키는 게 과연 목표했던 결과를 낳을지에 대해선 확신이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대응 수단 제약과 불확실성”

뉴욕 타임스는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규탄하고 유엔 안보리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전반적으론 목소리를 누르는” 태도였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비교적 신중한 태도의 배경에 대해 미 관리들은 “북한이 실제로 핵 시험을 준비중인지 아니면 협상용 위협인지에 대한 의심, 그리고 대응 방법에 관한 불확실성”에서 찾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 북한의 발표가 협상용 엄포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보고 미국이 입장을 완화하지 않으면 북한이 핵 시험을 할 수 밖에 없는 위험 때문에 대응 방법을 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 시험 가능성을 논의하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북한이 핵 시험을 할 경우 한국의 대북 경제협력 정책의 “성격이 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두 정상이 조율된 전략을 마련한 것 같지는 않다고 신문은 전했다.

워싱턴 주재 한 고위 아시아 외교관은 북한이 핵 시험을 실시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는 아무도 확신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는 것.

다만 비교적 분명한 것은 미국, 중국, 한국이 서로 ’네탓’하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점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미, 핵무장 북과 공존 여부 선택 직면”

미 언론은 핵 시험이 임박했다는 증거는 없지만, 북한이 결국은 시험할 것이라는 전망에 비중을 뒀다.

뉴욕 타임스는 “미 정보 관계자들은 시험이 임박했다는 신호는 못 봤다면서도 북한의 핵 시험장으로 의심되는 지역에서 모종의 활동이 있는 것이 위성사진에 잡힌 점 때문에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북한이 조만간 핵 시험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미 정부 관계자들이 최근 수주간 밝혀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북한 입장에선 핵 시험을 하는 데 따른 이점이 그로 인한 불리보다 크다고 계산한다는 것.

’월드 리포트’는 “북한의 발표는 지하 시험 준비에 관해 그동안 보도된 정보들과 일치하며, 북한은 위협을 시행하는 경향을 보여왔다”고 지적하고 “곧 부시 행정부가 맞닥뜨릴 문제는 (핵무기를 가진 북한과) 같이 살거냐 말거냐의 선택”이라고 덧붙였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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