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반도 정세 우려 北 테러지원국 재지정 꺼려”

미국 정치권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은 2008년 10월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북한을 해제한 이후 2년째 재지정하지 않는 이유로 북한의 테러지원 정보가 없다는 점을 들고 있다. 


대니얼 벤저민 국무부 대(對)테러담당 조정관은 17일(현지시간) “북한이 2008년 10월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된 이후 국제 테러리즘을 반복적으로 지원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정보를 우리는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으로 유력한 공화당 일레나 로스-레티넌 의원은 지난 10일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호전적 행동을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있다”며 “미국은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하며, 그 첫 번째 조치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주장은 그들의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개발과 과련 기술 유출 의혹을 받아왔다는 데 근거한다. 최근에는 천안함 사건과 황장엽 전 북한민주회위원회 위원장 암살 테러 시도 등도 맞물려 있다.   


국내 한 안보전문가는 “이미 북한이 유엔 및 미국 등의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테러지원국 지정이 실질적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북한과 무기 거래하는 국가들이 테러 세력들과 거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테러를 사전에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테러지원국 지정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8년 10월 북한의 핵검증 프로그램에 대한 합의 대가로 테러지원국에서 북한을 해제했다. 당시 북한이 테러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부족한 상태에서 핵문제 관련 성과를 내기 위해 정치적인 도박을 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북한은 핵검증 프로그램에 대한 약속을 어겼고 지난해 2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8월 미 해병대가 주최한 강연회에서 “북한은 미얀마, 이란, 헤즈볼라, 하마스 등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미사일과 무기류 밀수출을 계속해 왔고 장거리 미사일과 핵무기도 계속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10일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북한은 유엔의 제재조치에도 불구하고 매년 1억 달러 상당의 무기와 미사일을 이란과 시리아, 미얀마 등에 불법 수출해 왔다.


호주 맥쿼리 대학 대테러 센터의 샤나카 자야세카라 씨는 지난 8월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동남아에서 재래식 불법 소형 무기 판매 시장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며 “테러단체에 대한 북한의 무기 판매는 명백한 불법이라며,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이 계속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에 대한 레버리지(지렛대) 강화 차원에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북한이 유엔제재에도 무기 거래 등을 중단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유엔제재를 더욱 강화하는 차원에서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을 자극하기 보다는 ‘인내의 대북정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테러지원국 재지정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현실적이다. 


최진욱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미국은 유엔제재 등으로 충분한 대북 제재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테러지원국 재지정으로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키는 것을 꺼리고 있다”면서 “미국의 입장에서 굳이 테러지원국 재지정할 필요성을 느끼고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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