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반도 전문가 “경수로 받으려면 핵폐기 약속 이행해야”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4차 6자회담의 공동성명 합의가 우라늄개발을 포함한 북한의 모든 핵 프로그램 폐기라는 면에서 큰 의미를 갖지만, 시행 과정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사회과학원의 레온시갈(Leon Sigal) 박사는 19일 RFA(자유아시아방송)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공동성명은 중요한 약속들을 담고 있다”며 “이 가운데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핵개발 계획을 포기하기로 한 약속이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시갈 박사는 “특히 핵개발 포기 범위에는 플루토늄 뿐만 아니라 그동안 논란이 돼왔던 우라늄 계획까지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을 지낸 미첼 리스(Mitchell B. Reiss) 윌리엄 앤 메리 대학 교수도 “공동성명에 우라늄 계획이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1992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이행하기로 약속함으로써 우라늄 계획까지 핵폐기 대상에 분명히 포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헤리티지 재단의 발비나 황 연구원은 1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6자회담 참가국들이 북한의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계획을 포기할 것을 확인한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며 “북한의 ‘현존하는’ 핵무기를 거론한 것은 제2차 북핵 위기 발생의 발단이 된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문제도 포함돼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6자회담 참가국들이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권을 존중하기로 합의한 것도 결국은 북한의 모든 핵 폐기가 검증된 다음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핵 폐기 이행과 관련한 과정상의 문제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공동성명 이행과정, 난항 예상

시갈 박사는 “이 권리를 실제로 행사하기 위해서는 먼저 조약의 의무사항들을 지켜야 한다는 점이 이번 공동성명에서 확인됐다”면서 “북한이 경수로를 제공받는 시점을 ‘적절한 시기’로 표현한 것도 이런 이유이다”고 말했다.

리스 교수도 “그동안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권이 논란거리로 남아 있었던 이유는 북한이 당장 경수로를 지어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인데, 북한이 결국 이런 비현실적인 요구를 포기함으로써 공동성명이 합의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에너지난을 해결 하는 데는 경수로보다 더 싸고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는 점을 북한이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에 합의된 사항을 앞으로 어떻게 실천해 나가느냐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며 “공동성명의 문구가 일부 모호한 면이 있어서 이를 해석하고 이행하는 과정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황 연구원도 “이번 공동성명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북한이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권리를 갖고 있다는 점을 밝힌 데 반해, 여타 당사국들은 이에 대한 존중 의사를 피력했을 뿐 미국이 경수로를 주겠다고 약속한 것은 절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합의의 핵심은 북한이 먼저 NPT와 IAEA의 안전조치에 복귀해야 한다는 것이고, 이런 전제들이 충족된다 해도 미국이 경수로를 지원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며 이런 점을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여타 국가들이 충분히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시갈 박사는 행동의 순서를 어떻게 잡아나갈 것인가도 쉽지 않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선 북한이 핵관련 시설과 장비를 공개할 때 미국이 어떤 상응조치를 취할지가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반도 관련 민간 연구기관은 코리아 소사이어트의 회장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대사도 19일 VOA(미국의 소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공동성명의 가장 큰 장애물은 어떤 순서로 합의를 실천해 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레그 전 주한대사는 “가령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해 사찰관의 방북을 허용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재가입할 때 미국이 어떤 상응하는 조처를 취할 것이가 등의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며 “결국 아직 구체적으로 타결해야 할 사안들이 무척 많다”고 덧붙였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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