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전종료선언’으로 평화협정 수용 시사

18일 베트남 하노이 한미정상회담 이후 미국이 제시할 수 있는 대북 유인책이 이어지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우리의 의지는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토니 스토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미국이 취할 수 있는 구체적인 목록 중에는 한국전 종료를 선언하고 경제 협력과 문화, 교육 등 분야에서의 유대를 강화하는 게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백악관 대변인이 언급한 ‘한국전 종료 선언’이 이목을 끈다. 이는 그동안 북한이 요구해온 정전협정을 평화협정 대처하는 문제를 미국이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평화협정은 현재 정전협정의 당사자인 미국과 북한의 상호 휴전 상태를 완전히 종식시키게 된다. 전쟁을 일으킨 북한과 미국, 중국이 정전협정을 체결한 지는 올해로 53년째다. 한국전쟁 종료선언은 6·25전쟁 이후 계속돼온 정전체제를 평시 공존체제로 바꾸는 것이다.

지난해 발표된 9·19 공동성명에도 “6자는 동북아시아의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위해 공동 노력할 것을 공약했다. 직접 관련 당사국들은 별도 포럼에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가질 것이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한국전 종료선언은 북한에 대한 체제 보장 문제와 직결돼있다. 핵을 포기하고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순조롭게 대처되면 사실상 대북 군사공격 가능성은 상실되기 때문이다.

북한이 미국의 체제위협 때문에 핵을 개발하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중국과 한국도 북한의 체제보장을 미국에게 촉구하고 있어 이 문제에 대한 가시적인 조치를 내놓으면서 협상을 진전시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미국이 북한의 우려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주도할 경우 북한이 6자회담을 통해 요구하게 되는 ‘先 금융제재 해결’은 난항에 부딪칠 가능성이 크다. 회담 참가국들이 북한의 지나친 요구에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최근 계속되는 미국의 대북 메시지는 다음달 열릴 6자회담에서 9·19공동성명에 따른 북핵폐기 프로세스를 반드시 실행에 옮기는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의 반영이다. 전문가들은 그만큼 부시 행정부가 임기 내에 테러와의 전쟁을 일단락 시켜야 한다는 부담을 갖고 있다는 것 아니겠냐고 지적한다.

일단 미국의 이러한 태도는 금융제재 선 해제 등 북한의 물타기 전술을 사전에 방지하고 회담의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핵 포기를 전제로 북한에 대한 체제보장의 밑그림을 내놓은 가운데 북한이 차기 6자회담에서 금융제재 등에 어떤 태도를 취하고 나올지 벌써부터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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