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지원국에 AI 백신 수출 규제

미국이 “테러 지원국가”에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 백신 수출을 규제하도록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되고있다.

미국은 조류 인플루엔자 백신이 생물학전에 사용될 가능성을 이유로 87쪽에 달하는 수출 규제 조항에 10여년 전 이 같은 조항을 삽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북한과 이란,쿠바,시리아,수단 같은 나라들은 테러 지원국 지정에서 해제되지 않는 한 미국 정부의 특별 수출 허가 없이는 조류 인플루엔자 백신을 미국에서 구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이란과 쿠바, 수단 등 3개국은 인간에게 전염되는 인플루엔자 백신에 대해 모두 수출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뎅기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적용되는 미국의 백신 수출 규제는 의료계와 학계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조류 인플루엔자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논란은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보건인력서비스부와 질병통제방지센터 관계자들조차 이런 조항이 있는 줄 몰랐다면서 개인적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뉴욕 소재 마운트 사이나이 의과대학의 미생물학과장인 피터 팰리스는 백신에 대한 수출 규제가 “과학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백신은 보급이 많이 되면 될수록 좋은 것”이라면서 “이는 실제로 우리 자신을 보호하는 것과 관련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상무부의 크리스토퍼 월차관보는 조류 인플루엔자 백신이 어떤 위협을 제기하는지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기를 거부하면서 다만 “나쁜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려는 정당한 안보적 관심사”가 있다고만 말했다.

그는 이 규제 조치가 공공 보건과 과학 연구에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백신이 생물학 무기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은 지나친 생각이라고 말하고 방역 비상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얼마나 빨리 관료주의의 번거로운 절차를 극복하고 백신을 보급할지도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생물학 공격 문제에 대해 미 중앙정보국(CIA) 자문 책임자를 지낸 토머스 모너스는 통상적으로 규제 대상 국가에 대한 백신 수출 특별 허가 절차는 6주 이상이 걸린다고 밝혔다.

이런 결정은 또 정부의 “아주 고위 수준에서” 내려진다.

이로 인해 북한처럼 조류 인플루엔자 피해가 큰 나라에서 사태가 발생할 경우에도 북한 같은 나라는 백신을 구하기 어려울 수가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조류 인플루엔자 백신에는 되살릴 수 없는 비활성 바이러스가 들어 있어 생물학 무기 개발을 위한 유전적 변형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