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오바마 행정부가 ‘테러와의 전쟁(global war on terror)’이라는 용어를 폐기했다.
영국의 일간지인 파이낸셜 타임스는 30일 재닛 나폴리타노 미국 국토안전부 장관의 말을 인용해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표현이 미국에 대한 테러리스트의 위협의 본질을 제대로 묘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폐기했다고 보도했다.
나폴리타노 장관은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용어를 더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은, ‘전쟁’이라는 표현은 충돌을 빚고 있는 국가 간의 관계를 나타낼 때 쓰는 것으로 ‘테러’는 국가 간의 갈등 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폴리타노의 이같은 발언은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표현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가장 명백한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3월 백악관은 “한 내부 문건이 (테러와의 전쟁) 이라는 표현의 사용을 금지했다”는 언론 보도를 부인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이 표현을 극도로 피해왔다.
나폴리타노 장관은 전 애리조나 주지사 출신으로 국토안전부를 구성하는 22개 기관을 이끌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표현을 사실상 폐기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딕 체니 전 부통령이 바로 비난하고 나섰다.
체니는 오바마 행정부가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하기로 한 조치나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표현을 폐기하로 한 것은 미국에 대한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나폴리타노는 “관타나모 수용소의 폐쇄가 미국에 대한 테러리스트의 공격을 유발할 것이라는 체니의 우려는 과도하다”고 일축했지만, 관타나모 수감자들을 미국에 수용하기 위해서는 행정부가 의회를 더 설득해야 한다는 점은 인정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