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켈리 방북후 원심분리기 北유입 집중 추적

무샤라프“미, 北 발언으로 북-파 관계 의심”

미국은 지난 2002년 10월 조지 부시 대통령의 특사로 제임스 켈리 국무부 전 동아태차관보가 북한을 방북한 이후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운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원심 분리기가 북한에 유입됐는지를 집중 추적하기 시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핵부품 유출 의혹을 사고 있던 파키스탄에 대해 북한과의 핵무기 거래 여부를 추궁하고 제재까지 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함께 파키스탄 핵프로그램의 대부인 압둘 칸디르 칸 박사는 지난 2000년 북한행 전세기에 수상한 화물을 실으려다 파키스탄 당국의 수색까지 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 미, 켈리 방북후 파키스탄 추궁= 26일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의 자서전 ’사선에서’에 따르면 2002년 10월 켈리 전차관보 방북 당시 북한은 “우리는 훨씬 더 정교한 기술을 갖고 있다”며 마치 우라늄 농축 기술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것.

무샤라프 대통령은 미국이 당시 북한이 우라늄 농축 기술을 가졌는지 여부를 모르고 있었으며, 이 발언을 북한이 파키스탄으로 부터 원심분리기 기술을 도입한 것으로 받아들였다는 것.

이와 관련, 켈리 전 차관보는 방북 당시 “북한이 비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시인했다”고 주장한 반면, 북한은 “자주권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핵무기는 물론 그보다 더한 것도 가지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면서 우라늄 핵프로그램의 존재를 부인하고 있다.

당시 무샤라프 대통령은 미국측이 파키스탄에 대해 품고 있던 대 북한 핵거래 의혹을 단연코 부정했으나, 미국측은 국내 법을 들어 파키스탄에 대해 제제에 나섰으며, 다행히 당시 부시 대통령과의 관계가 개선된 상태였기 때문에 칸 박사 연구소에 대해서만 제재 조치를 취하면서 파키스탄 당국이 칸 박사의 불법 핵이전 의혹을 조사하도록 압력을 넣었다는 것.

그는 미국의 압력으로 칸 박사를 비밀리에 조사했으나 아무 소득이 없었으며, 그후 2003년 9월 조지 테닛 전 미중앙정보국장으로 부터 칸 박사가 북한에 넘긴 P-1 원심 분리기의 설계도를 보게 됐다는 것.

파키스탄 당국의 조사 결과 칸 박사는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20여개의 P-1 및 P-2 원심 분리기와 유량계, 원심 분리기에 쓰이는 특수한 기름들을 넘겨주고, 1급 비밀인 원심분리기 공장 방문을 포함한 기술 지도도 해준 것으로 밝혀졌다.

◇ 북한행 전세기 수색소동= 무샤라프 대통령은 칸의 의도에 따라 좌지우지되던 핵 개발이나 전략 기관들을 전략계획부(SPD)를 설립해 통제하기 시작한 다음해인 2000년 재래식 미사일 운반을 위한 북한행 전세기에 수상한 화물이 실릴 것이라는 정보를 받았다는 것.

이에 파키스탄 당국은 치밀한 계획 아래 전세기를 덮쳐 수색했으나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는 나중에 조사한 결과 칸 박사의 부하들이 사전에 수색 정보를 귀띔 받고 의심스런 화물을 싣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으나 이 화물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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