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차기 대통령 누가 되든 부시 對北정책 이어갈 것”

미국 차기 대선에서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부시 행정부의 북핵협상을 이어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28일 ‘코리아연구원’에 게재한 분석글에서 “오바마 후보가 당선되면 말할 것도 없고 설사 매케인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부시 대통령의 정책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은 “6자회담이라는 다자틀의 존재는 북핵 문제에 대한 정책적 연속성을 보장하는 기제로 작용할 것”이라며 “6자회담에서의 합의를 뒤집을 수 없는 미국 차기 행정부는 출범 후 정확히 부시 행정부가 도달한 지점부터 북한과의 핵협상을 이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미 상원을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선거에서 오바마 후보가 당선되고 민주당이 하원마저 장악한다면 차기 행정부의 대북정책 추진력은 전례 없이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김 연구위원은 북한이 미국의 차기 행정부를 상대로 북미수교와 핵폐기를 두고 ‘빅딜’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김정일 위원장과도 만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민주당 오바마 후보의 당선이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며 “2000년 클린턴 행정부 임기말 북미수교의 기회를 실기한 것을 뼈아프게 생각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실로 8년 만에 찾아온 기회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 차기 행정부와 빅딜을 시도하기 위해서는 핵폐기의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북한이 진정으로 핵을 포기할 것인가에 대해서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지만 북한으로서는 영변 핵시설이 갈수록 노화되어 핵능력 증대 카드가 소진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비싸게 팔 수 있을 때 파는 것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미 확보한 핵물질과 핵무기의 경우에도 실전 배치를 위한 소형화를 위해서는 상당한 기술적 진보와 데이터의 축적이 필요하기 때문에 비싸게만 쳐주면 파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 “최근 부각된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문제도 핵협상을 서두르는 요인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김일성 주석의 경우도 사망 직전에 대미, 대남 관계에 유난히 적극적이었다는 면에서 김정일 위원장도 살아생전에 치적을 달성하고 북한 체제를 안정화시켜 후대에 계승하려는 조바심이 한층 강화되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외에도 “강성대국 원년이자 주체연호 사용 100주년인 2012년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에서도 김정일 정권으로서는 북미수교라는 외교 치적과 에너지 문제 해결이라는 경제 치적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의 차기 행정부가 북핵 문제에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거나 검증 문제로 북핵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되면 일시적으로 위기를 고조시킬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이러한 위기고조조차도 그만큼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을 서두르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