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차기대통령, 인권문제 이유로 대북협상 거부 안돼”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은 9일 차기 미 대통령의 대북 정책 및 노선 정립과 관련, “북한의 인권문제를 이유로 대북 협상을 거부해선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이날 발간된 ‘차기 미 대통령 당선자에게 보내는 메모: 미국의 명성과 지도력 회복 방안’이라는 저서를 통해 “가까운 장래에 우리가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은 북한이 이웃국가들이나 미국에 위협을 주지 않도록 하는 것이고, 그것이 우리의 최고 목표가 돼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특히 대북 강경 일변도였던 부시 대통령의 집권 1기를 상기하면서 “차기 미 대통령도 인권운동가들이나 기독교 복음주의자들로부터 북한을 안보보다 인권 측면에서 접근할 것을 요구받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인권침해 등 도덕적 기준 때문에 북한이 제기하는 안보문제에 대한 협상을 거부하면 두 가지 모두 진전이 없을 것이고, 결국 차기 정부가 기대하는 결과를 얻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녀는 “외교는 그 자체를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변화를 창출하는 수단”이라면서 “외교는 무엇보다 전도가 험난할 때 유용한 수단이 되고, 적들이 공존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며 외교적 수단을 통한 대북 접근법을 강조했다.

올브라이트는 지난 2000년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국무장관으로 방북, 김정일(金正日) 위원장과 면담하는 등 북미 간 관계정상화에 앞장섰고, 특히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웨슬리대 동문으로 힐러리의 최측근 중 한 사람이어서 이런 입장 표명은 큰 무게를 갖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그녀는 힐러리가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 차기 대통령이 될 경우 국무장관이 되거나 최소한 힐러리의 대북 외교정책 수립에 큰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비록 공화당의 조지 부시 행정부가 최근 협상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지만 차기 미 정부는 그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고 융통성 있는 대북정책을 펼치도록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이어 올브라이트는 현 한미동맹에 대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어릴 적 비스킷이나 초콜릿, 껌을 건네준 미군을 통해 미국을 기억하고 있고, 미국인들은 한국전에서 3만6천명 이상의 미군이 사망한 점을 들어 한국이 고마워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지금 한국은 반드시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인들은 한미동맹이 중요하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질질 끌려다니는 것은 원치 않는다”며 “한미동맹은 말하자면 뜨거운 열정보다 상호 편의를 위해 이뤄진 결혼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방북 당시 김 위원장과 만찬 석상에서 주변에서 포도주를 자신에게 계속 권하자 그만두라고 지시, 자신을 보호해 주었다고 소개하면서 “개인적으로 김 위원장은 여성에게 정중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고, 매우 이성적이고 지적이며 박식한 사람”이라고 회고했다.

그러나 “일본이 군사력을 강화하는데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일본의 군사력 강화는 필연적으로 중국의 국방력 강화를 촉발하고 나아가 남북한이 중국과 더욱 긴밀한 관계를 갖도록 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미군의 동아태지역 주둔은 일본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견제도 하는 이중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제, “그러나 일본의 군사력 강화에 대한 제약을 해제할 경우 남북한이 지금보다 훨씬 중국 쪽에 가까워지도록 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일본의 군사력 독립이 반드시 미국의 이해에 부합할 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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