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역안정시 ‘北核모호성’ 눈감을 수도”

북한 급변사태 발생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한미 양군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활용에 대비한 전략보강에 최우선 과제를 두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규덕 숙명여대 사회과학대학장은 31일 국회 동북아안보포럼의 주최로 열린 ‘건군 60주년, 21세기 국방과제와 전망’이란 토론회에 참석해 “북한 급변 사태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학장은 “현재와 같은 밀집 형 내지 진지사수 형의 고착된 방어체제로부터 신속기동이 가능한 ‘입체적 고속 기동’ 체제로 하루 빨리 전환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미국의 스트라이커 여단과 같은 투사력을 갖춘 기동 가능한 군대를 선정, 이들이 다기능, 다차원적인 역량을 현지에서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양국은 쿠데타 등에 의한 북한의 내전 상황 뿐 아니라 핵 및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의 탈취나 대량 탈북난민의 발생을 포함한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한미 간 합의된 개념계획 5029를 보다 구체적인 작전계획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 입장에서는 북한의 핵 모호성이 잔존하는 한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며 “미사일과 화생무기, 전진 배치된 포병과 특수전 역량에 관한 위협에 한미가 공동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은 지역안정이 유지되는 한 북한의 핵모호성을 눈감아 줄 수도 있다”며 “이는 북한의 재래식 및 대량살상무기의 위협을 함께 걱정해야 하는 한국의 입장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한국이 전략적 가치를 미국이 포기할 수 없도록 만드는 적극적 노력만이 지정학적 함정에서 우리를 벗어나게 만드는 묘책이며 동시에 동맹관리의 첩경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2012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전쟁양상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군의 정밀타격 능력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홍성표 국방대 교수는 “이제는 전쟁양상 변화에 부합토록 원거리 정밀타격무기장비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며 “적의 전략적 심장부를 정확하게 공격해 무력화시킬 수 있는 전력체계 건설은 미래전 승리의 관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작권 전환에 대비해 우리군이 필수적으로 구비해야 할 전력으로 ▲한반도 및 주변 지역에 대한 독자적 감시 및 조기경보 능력 확보 ▲전투력의 실시간 지휘통제를 가능하게 하는 첨단 지휘통제통신체계 구축 ▲첨단 항공우주전력의 확보 ▲적의 전략적 중심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 ▲전쟁지속능력 강화 등을 들었다.

차두현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1990년대 중후반 이후 구소련 해체, 동구권 자유화, 중국의 개혁개방이라는 국제사회 변환에 나름의 적응을 거듭해 오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북한은 대량살상무기라는 새롭게 유용한 지역적·국제적 거래 수단을 확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은 비핵화 과정과 여타 대량살상무기 능력 해체 과정에서 이러한 자신의 입지를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며 “그러나 이에 대비하기 위한 우리의 국내적 자원 활용은 현 수준에서는 매우 제약적”이라고 우려했다.

차 연구위원은 따라서 향후 ‘국방개혁 20202’의 추진 과정에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의 활용에 대비한 전략보강과 정밀타격과 네트워크중심전이 가능한 정보화와 과학화의 추진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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