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대제안’ 긍정 평가…. 관건은 북한의 자세

북한의 핵을 폐기하면 대규모 전력을 지원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대북 ‘중대제안’에 대한 미국 행정부의 공식입장이 매우 긍정적으로 드러남에 따라 앞으로 ‘중대제안’ 추진 작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중대제안’의 핵심인 대규모 대북 전력공급은 2000년부터 남북간에 공식으로 논의돼 왔으나 미국의 반대로 진척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 정부로서는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끝에 도출한 이 안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우리 정부는 수 주일 전부터 미국 정부에 ‘중대제안’을 설명했고, 지난 1일 크리스토퍼 힐 미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아무런 문제를 갖고 있지 않다”며 긍정적인 뉘앙스를 풍겼지만 제안의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구체적인 답변은 없었다. 이번에도 미 국무부는 역시 별다른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12일 오후 6시가 넘어 우리 정부가 ‘중대제안’ 내용을 전격 공개했고, 같은 시각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한국을 찾았다.

내용 공개에 따른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 표명이 예상되던 순간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라이스 장관은 12일 저녁 반기문(潘基文) 외교장관과의 만찬회담에서 “아주 창의적이고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유익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긍정적인 방안”이라고 평가, 미국 행정부도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음을 표명했다.

미국 외교수장으로서 ‘중대제안’에 대한 첫 입장 표명인 셈이었다.

13일 오전 한미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에서 라이스 장관은 한 발짝 더 나아가 “한국의 제안은 북한의 에너지 해결을 위한 좋은 해결책”, “북한의 에너지 수요 충족 문제를 확산 위험없이 다룰 수 있는 매우 창의적인 구상으로 우리가 처한 상황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력공급’ 문제를 직접 언급까지 했다.

이 처럼 우리의 ‘중대제안’에 대한 미측의 반응이 라이스 장관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입장으로 공식화됨에 따라 우리 정부는 한시름 놓는 분위기다.

물론 딕 체니 미 부통령을 중심으로 한 미 행정부내 대북 강경파들이 ‘중대제안’에 대한 평가를 유보하고 있는데다, 향후 6자회담에서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이들의 반격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일단은 ‘부시-라이스-힐’로 이어지는 대북 정책을 담당하는 미 행정부의 공식라인이 우리 정부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한미를 비롯한 유관국간 ‘중대제안’ 구체화 논의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라이스 장관이 지난 달 23일 브뤼셀에서 열린 이라크 지원 국제회의장에서 반 장관에게 “북핵 문제에 관한 한 부시 대통령과 나의 입장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한 대목을 곱씹어 보면 이 같은 해석이 가능해진다.

이제 남은 것은 “충분히 연구해 검토한 뒤 답을 주겠다”던 북한의 ‘중대제안’ 수용 및 우리 국민의 지지 여부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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