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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일 의원협의회 세미나에 참석하고 돌아온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미국이 중국 내 은행들의 북한 불법행위 관련 자금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에서 미 국무부와 국가안보회의의 고위 당국자들을 만나고 돌아온 박 의원은 9일 데일리NK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내 조사가 마무리됐지만,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6자회담이 진척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전하며 “북 인권문제와 금융 제재 조치를 통한 대북 압박을 적극적이고 전향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에 대해 미국 관리들의 구체적인 언급이 있었나.
대북 금융제재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미 재무부는 BDA와 북한의 거래 내역서를 다량 확보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는데, 상당수가 고급 상품들의 구입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미국은 북한의 지도층의 대외 거래 내용이 발견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북한과 거래하고 있는 오스트리아, 스위스, 프랑스, 러시아 등의 해외 은행 계좌에 대해 모니터링을 통해 북한의 불법행위를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중국 내 은행의 (북한 불법행위 관련자금) 관련 조사가 거의 완료되었지만,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해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6자회담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정책 변화를 감지했나?
미국은 이란 핵 문제와 이라크 문제가 대단히 심각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북핵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6자회담에 대해 진척이 어렵다고 보고 있지만 시간을 가지고 북한이 복귀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6자회담의 진척에 대해 미국 당국자들의 모습은 지친 표정이 역력했다.
미국은 북한이 지난해 채택된 9.19 공동성명을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북한 정권을 “마피아 패밀리”라고 부르기로 했다고 한다.
-미 의회가 탈북자 북송을 막기 위해 무역제재를 가하는 법안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법안에 대한 미 의회의 기류는 어떤가?
중국에 대한 무역 제재를 통해 급진적 변화를 추진하는 법안이기 때문에 지금 현재는 예측할 수 없다. 중국과 미국과의 관계와 미국 내 여론의 추이를 보면서 판단할 것이다. 미∙중 전략관계를 고려해서 탈북자 문제에 대한 대 중국 압박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
미 의회 일각과 북한인권단체들은 탈북자들의 북송을 막기 위해 ‘스쿠프 잭슨 국가안보 및 자유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알려졌다. 그 법안 초안은 중국이 탈북자를 북송할 경우, 미∙중 양국간 무역량을 첫해에는 2003년 수준으로, 그 다음에는 2000년, 1997년 수준으로 단계별로 낮추는 방안을 담고 있다.
-이 법의 통과 가능성은 어떻게 보는가?
법안이 상정되면 관련 소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후 하원과 상원에 상정된다. 국회 내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통과될 것이다.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
-미국 내 탈북자 정책이 변화 조짐이 있는데.
최근 부시 대통령은 사람들을 만날 때 탈북자 김한미양 가족을 만난 얘기를 자주 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에는 북한주민의 인권옹호 및 탈북자 지원 네트워크가 광범위하게 형성되어 있다. 탈북자에 대한 정책은 미국 내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강과 상관없이 초당적 지지를 얻고 있다. 북한인권특사 제이 레프코위츠 등의 활동도 지지를 받고 있으며 종교단체, 재미교포 등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고 있다.
미 의회와 행정부 차원에서 상당히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북한인권법안이 통과되었는데도 불구하고 탈북자들의 북송을 막지 못하고 있다는 소리가 높다. 중국의 탈북자 정책에 대해 비판 여론과 적극적 행동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또 현재 미 의회에는 ‘불법이민규제’법안이 제안된 상태이며, 탈북자들이 대량으로 유입되는 것에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간헐적으로 탈북자들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개성공단 제품의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은.
현재는 개성공단 제품의 미국 시장 진출은 부정적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 고위 관계자는 ‘개성공단 문제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의회 관계자는 ‘개성공단 제품 진출을 허용하면 북한이 한∙미 FTA의 뒷문(Back Door)으로 들어오는 것과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