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종전선언 당사국 “4자”서 한달 뒤 “미정”

미국이 한반도 종전선언 참여국과 관련, 지난달초 한.미 정상회담 직후만 해도 남.북.미.중 4자를 기정사실화 했다가, 지난달 말 북핵 6자회담 직후부터 직접 당사국이 아직 완전히 확정되지 않았다는 말로 바뀌어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미 백악관의 브리핑 기록에 따르면, 시드니 한.미정상회담 직후인 9월7일(호주 현지 시각) 제임스 제프리 미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브리핑에서 부시 대통령이 언급한 평화조약에 관한 통역상의 오류를 해명하는 가운데 “한국전쟁에 관련된 4자(four powers that are involved in the Korean War)가 마주 앉아 평화조약을 만들어내는 것”을 언급했다.

북한이 핵문제 해결에 진전을 보일 때 그에 대한 대가로 “동북아 평화체제를 향한 움직임이 있을 것”이며 이와 함께 “적절한 방식으로”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이는 이미 상당기간 전부터 우리의 정책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2005년 9.19 공동성명을 가리킨 것이었다.

이 브리핑에는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참석했었다.

힐 차관보는 9.19 공동성명에 들어있는 평화체제가 2가지라며 하나는 “직접 당사자국들 사이의 한반도 평화 체제”와 다른 하나는 “6자회담으로부터 시작하는, 동북아 평화안보체제”라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직접 당사국들’이 어느 나라들인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으나 제프리 부보좌관이 명확히 언급한 ‘4자’에 대해 유보나 단서를 달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과 회담에서 “우리의 목적은 한국전쟁을 종결시키기 위한 평화협정을 김정일 위원장 등과 함께 서명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 때문에, 일각에선 부시 대통령이 남.북한과 미국 3자를 평화협정 체결 당사국이라고 말했다는 풀이가 당시 나왔으나, 제프리 부보좌관의 사후 브리핑은 “김정일 위원장 등”과에 중국도 포함됨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앞서 부시 대통령의 ‘종전선언’ 발언이 처음 나온 지난해 11월 하노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도, 부시 대통령이 노 대통령과 회담에서 뿐 아니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에서도 “한국전 종전선언”을 언급했다는 것은 부시 대통령 역시 중국을 당사국에 포함시키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그러나 힐 차관보가 지난달 말 베이징 6자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10월2일(워싱턴 시각) 워싱턴 외신센터에서 가진 브리핑에선 “한반도 평화체제는 직접 당사국들에 의해 다뤄질 것”이라며 “어떤 사람들은 직접 당사국을 4자라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2자라고 하고, 사실 또 다른 사람들은 3자라고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어떤 나라가 직접 당사국들인지는 완전히 확정된 게 아니다”며 “다만 확정된 것은 미국 입장에선 평화체제 달성을 위해 우리의 몫을 기꺼이 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5일엔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대사 역시 한나라당 의원들과 비공개 오찬 간담회에서 “3자이든, 4자이든 한국은 포함돼야 한다”고 전제하고 “3자간 논의라면 당사자인 남.북한과 군대를 주둔하고 있는 미국이 들어가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고위관계자들의 한반도 평화체제 당사국에 대한 언급이 한달만에 ‘4자’에서 ‘미확정’으로 바뀐 것이다.

지난 남북정상회담에서 ‘3자 혹은 4자’라는 언급이 나오기 직전인 2일 힐 차관보가 “사실 또 다른 사람들은 3자라고 하기도 한다”고 말한 것은, 이미 베이징 6자회담기간에 북.미 양자접촉에서 이러한 북한의 입장이 전달됐기 때문 아니냐는 관측을 가능케 한다.

미국으로선 4자 선언 혹은 서명을 생각하고 있더라도, 중국의 배제를 시사하는 ‘3자’론이 나오는 게 싫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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