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기게양..한미관계 상징적 조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정전협정 조인일인 27일을 ‘한국전 참전용사 휴전일’로 지정하고 연방정부의 모든 기관이 성조기를 조기(弔旗) 형태로 달도록 한 것과 관련, 국내 안보분야 전문가와 학자들은 ‘한미동맹 강화’에 크게 기여하는 조치로 평가했다.

미국 내에서 제기돼왔던 한국전쟁에 대한 긍.부정적인 평가에 대한 행정부의 입장을 정리하는 차원 뿐 아니라 앞으로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는 상징적인 조치로 풀이된다는 것이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박원곤 대외협력실장은 “미국 내에서 한국전쟁에 대해 ‘자랑스러운 전쟁’ 또는 ‘숨기고 싶어하는 전쟁’ 등 다양한 평가가 나왔었다”면서 “그러나 미국이 휴전일을 정식으로 기념한 것은 한국전쟁이 한미동맹의 시발점이었고 공산화를 저지한 자랑스러운 역사라고 인식하고 있음을 말해준다”고 평가했다.

박 실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한미관계를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고 강조했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도 “지금까지 오바마 대통령이 경제발전의 모범상으로 한국을 예로 많이 들지 않았느냐”며 “조기를 게양하라고 지시한 것도 오바마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 산하 군사편찬연구소의 한국전쟁 분야 전문가인 남정옥 박사는 “역사적으로 미국은 2차대전 이후 장개석 정부와 한국, 베트남 등에 공을 들였지만 한국을 제외하고 사실상 모두 실패했다”며 “한국만이 유일하게 경제적으로나 동맹관계에서 모범생으로 남았는데 미국이 그 결과를 중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 박사는 “내년 6.25전쟁 60주년을 앞두고 긍정적인 조치”라면서 “2% 부족한 한미관계의 골이 메워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 참전용사들에 대한 최상의 예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포고문을 통해 “모든 미국인이 휴전일을 한국전쟁 참전용사를 기리고 감사하는 적절한 기념식과 활동을 하는 날로 지켜달라”면서 연방부처와 기관 그리고 관심 있는 단체와 조직, 개인들도 이날 조기를 달아 달라고 요청한 것에서 드러난다.

특히 포고문이 한국전쟁 휴전일에 성조기를 다는 내용을 담은 ‘한국전쟁 참전용사 인정법안’이 하원을 통과하고 상원에서도 만장일치로 가결된 뒤 나왔다는 점에서 의회와 행정부가 똘똘 뭉쳐 참전용사들의 희생정신을 기린 셈이다.

이에 대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김기정 교수는 “미군 수만명이 죽었는데도 미국에서 한국전쟁이 점차 잊혀져 가고 있다”면서 “한때 못사는 빈국이었던 한국이 놀라운 경제발전을 이룩한 데 미군들의 희생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외교부의 한 당국자도 “미국이 개입해서 가장 성공한 전쟁인 한국전쟁이 잊혀진 전쟁이 아니라 성공한 전쟁이라는 의미를 부각하려는 조치로 보인다”며 “참전 용사들이 별세하기 전에 그들의 희생을 기리고 한미동맹의 역사적 가치를 일깨워 준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전쟁에 미군은 연인원 178만9천여명이 참전했고 이 가운데 4만677명이 전사 또는 실종됐다. 이 가운데 8천100명의 유해는 아직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해 2천여구는 남한의 주요 격전지에, 나머지 6천여구는 북한지역과 비무장지대(DMZ)에 묻혀 있을 것으로 한미 군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군사편찬연구소의 남정옥 박사는 “내년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미국 정부에서 대대적인 행사 지원 등 가시적인 조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무엇보다 이번 조치는 한미동맹 공고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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