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전담반 ‘클린턴 효과’ 무시 아시아 2차투어 나서

필립 골드버그 미 대북제재 조정관이 이끄는 제재 전담반이 다음주 한국, 일본, 싱가포르, 태국 등 아시아 4개국을 방문, 대북제재 공조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골드버그 조정관은 13일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및 확산 활동에 대응한 유엔 결의 1874호와 1718호 이행을 위한 공조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내주 아시아 관련 국가들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골드버그 조정관은 “이번 순방의 목적은 되돌릴 수 없는 조치를 통한 북한의 비핵화와 유엔의 대북 결의 이행을 위해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긴밀한 협력을 강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대북제재 전담반의 아시아 방문은 7월 초에 이어 두 번째로 북한의 활동이 활발한 싱가포르와 태국을 방문하는 것은 동남아에서의 대북 봉쇄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의 여기자 사면 조치로 미국의 대북제재가 느슨해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미국은 북한의 변화된 행동없이는 제재조치를 지속할 것이란 입장을 밝히고 그에 따른 구체적 행동을 지속하고 있다.

앞서 11일 미 재무부는 북한의 조선광선은행(KKBC)을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확산활동과 관련한 금융제재 대상기업으로 추가 지정한 바 있다.

골드버그 조정관은 “아세안 의장국이기도 한 태국과 싱가포르는 아세안의 핵심 회원 국가로, 두 나라는 역내 무역, 금융 중심지일 뿐 아니라 중요한 해상 국가”라고 밝혀 태국과 싱가포르 방문이 대북금융 제재와 해상화물 검색 방안 등에 관한 논의가 목적임을 시사했다.

그는 “모든 방문 국가들에서 공중, 해상, 육상 화물 검색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유엔 결의의 금융제재 조항을 검토하는 한편 가능하다면 구체적 사례들에 대한 정보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버그 조정관은 지난 관련국들과 협의를 통해 미국의 주의권고가 전달됐고, 관련국들은 자국 은행에 권고문이 내려진 것으로 안다며 “(대북 거래와 관련한 관련국 은행들의) 감시에 대한 강화된 인식이 있다고 생각하며 투명성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골드버그 조정관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이후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제재 이행 방침에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 “러시아나 중국에서 (대북제재 이행과 관련한) 어떤 입장의 변화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핵화와 미사일 확산 등의 문제에서 북한이 되돌릴 수 없는 조치를 취할 때까지 제재는 계속될 것”이라며 ‘비가역적 불능화 조치’가 선행돼야 함을 밝히면서 “비핵화의 길로 북한이 다시 합류하길 원한다면 이를 위한 명확한 길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제재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대북 제재가 효과를 거두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평가하기) 이르다”면서 “강남 1호 회항 등에서 효과도 봤지만, 완전한 성과를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골드버그 조정관은 러시아를 방문, 러시아측 외교·금융 당국자들과 만나 북한에 대한 효과적인 제재 이행 방안을 논의했고, 이달 말 중국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이번 골드버그 방문단에도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재무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방부 관계자들이 포함되며 이들은 다음주 초 싱가포르로 떠난 뒤 방콕, 서울을 거쳐 도쿄를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