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로 北강경파 득세”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로 북한 내 강경파들의 입지가 크게 강화돼 북핵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최근 방북했던 셀리그 해리슨 미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이 28일 밝혔다.

해리슨 연구원은 이날 워싱턴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방북 중에 백남순 외무상, 김계관 외무부상, 김영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북한군 판문점 대표부 대표인 리찬복 상장(중장) 등을 두루 만난 결과, “북한 내 강경파는 부시 행정부의 금융제재와 정책 때문에 어느 때보다도 강해진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해리슨 연구원은 1972년 첫 방북 때부터 북한 내 강온파 간의 차이를 깨달았지만 이번 방문에서 온건파의 입지와 능력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측이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통해 김정일 정권의 붕괴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구체적인 적대정책 완화의 증거를 희망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례로 세계은행이나 국제통화기금(IMF) 같은 국제금융기구 가입 지지, 테러지원국 명단 제외, 에너지 지원 등을 예시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북한과의 양자대화를 통해 금융제재 중단을 포함한 포괄적 협상이 타결될 경우, 북한은 영변 핵발전소는 물론 태천 핵발전소 가동까지 동결하고 미사일 모라토리엄(발사유예)으로 복귀하며, 비확산 활동도 중단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리슨 연구원은 말했다.

그는 김계관 외무부상이 연내에 영변 원자로의 폐연료봉을 제거, 이를 미국과의 협상에 활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거듭 전했다.

핵실험 강행 여부에 대해 북한측 관계자들은 자신들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북한은 작은 나라라서 지상이나 지하를 막론하고 핵실험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핵실험설은 미 정보기관이 퍼뜨리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리슨 연구원은 이번 방문 중 북한측 관계자들이 남한을 비난하는 것을 볼 수 없었던게 인상적이었다고 지적했다.

김일성 정권 때부터 모두 10차례 북한을 방문한 해리슨 연구원은 김정일 정권이 아주 안정돼 있는 것으로 보였으며 어느 때보다도 많은 자동차와 식당이 눈에 띠는 등 경제 활동도 한층 활발해진 것으로 비쳤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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