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동참 압박 중국의 대응은

중국이 이번 주 베이징(北京)을 찾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을 맞아 어떤 카드로 대북 압박을 조율할 것인지 지대한 관심을 끌고있다.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을 전후해 동북지방의 일부 은행에서 대북 송금계좌를 동결하고 통관화물의 검색을 강화하는 등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를 ’솔선해’ 이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중국의 주요 언론들은 이런 움직임에 대해 보도하지 않고 있다.

대북 압박이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지침에 의한 것이 아닐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고강도 대북 압박에 동의하지 않는 듯한 왕광야(王光亞) 유엔주재 중국대사의 발언이 나오면서 중국과 미국 사이에 미묘한 갈등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미국은 한편으로는 중국 접경지역에서 나타나는 이런 현상을 고무적으로 받아들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왕 대사의 언급이 깔고 있는 복선처럼 중국의 대북 압박이 ’생색내기’에 그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왕 대사는 16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화물검색에는 동의하지만 이는 화물을 중간에서 압류하거나 저지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중국이 통관시 화물검색을 실시하겠지만 공해상에서 북한 화물을 실은 선박을 강제로 정지시키고, 통행을 차단하지는 않을 것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왕 대사는 안보리의 대북 결의안 표결 직후에도 안보리 결의가 모든 회원국들로 하여금 북한으로 드나드는 모든 화물을 검색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이후 안보리 결의에 찬성표를 던져 놓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려 한다는 미국측이 비난이 쏟아지자 “화물검색은 하겠지만 선박 정선과 승선을 통한 검색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의 말을 수정했다.

중국이 화물검색의 수위를 분명하게 정하지 못한 채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엉거주춤한 중국의 태도가 사실은 고도의 전략적인 판단에 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중국의 이런 자세는 북한에 대한 배려라기 보다는 북한의 반감을 살 정도로 압박 강도를 높였을 경우 나타날 부정적인 결과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북 압박에는 동참하면서도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을 북한에 이해시킴으로써 북한과의 대화채널을 유지하고 이를 통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설득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은 유엔 안보리가 북한 핵실험에 대한 제제를 논의할 당시에도 ’강력한 경고 메시지’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도 한반도와 동북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조치에는 반대했다.

압박과 제재보다는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이라는 중국의 일관된 입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이번 주로 예정된 라이스 장관의 베이징(北京) 방문시 이런 점을 강조하며 미국의 압박 동참 요구에 일정한 선을 그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재의 목적이 북한 정권을 붕괴시키는 것이 아니라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면 전략적 완충지대가 필요하며, 중국이 이를 조성해 사면초가에 몰린 북한을 대화에 끌어들이는 역할을 맡겠다는 노림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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