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안설명에 北관리들 ‘기쁘다'”

지난달 28~29일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간의 베이징 양자 협상 이후 북-미간 접촉이 일주일 여간 공전 상태에 있는 가운데 뉴욕 타임스는 6일 미국이 북한에 대해 핵포기를 대가로 구체적인 경제 및 에너지 지원책을 제시했다고 보도, 관심을 끌었다.

당시 힐 차관보와 김 부상은 회담후 아무런 설명이나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으며, 다만 중국 외교부가 “북한과 미국, 중국 등 3국의 6자회담 대표는 가능한 한 조속히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해 공동 노력을 기울이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것이 전부이다.

중국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의 주선으로 열린 이 양자 회동에서 북미 양측은 무려 15시간 이나 대화를 가졌다.

그러나 지금까지 열렸던 어떤 6자회담에서 보다 많은 이야기를 나눴음에도 정작 북미 양측은 별다른 결과물을 내놓지 않았다.

NYT는 미 관리들의 말을 인용, 힐 차관보가 북한에 대해 6자회담 복귀전 핵 동결 차원을 넘어 핵 능력 증강에 쓰일 수 있는 일부 장비들의 해체와 핵 시설물 목록의 공개에 응하면 구체적인 대북 지원이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특히 딕 체니 부통령실이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보상’ 제공을 오랫동안 반대해왔고, 부시 행정부가 그간 북한의 핵시설 해체 동의시 어떤 지원이 따를지 명확히 밝히길 꺼려왔다는 점에서 힐 차관보의 제의는 중대한 의미를 갖는 다고 해석했다.

NYT는 또 미국측 제안에는 BDA 계좌 문제도 포함돼 있으며 미국은 북한과 함께 금융제재 종식 방안을 찾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당시 북미간 협상에 참석했던 한 미국 관리는 힐 차관보의 제의를 북한이 “주의깊게 경청하고 이를 꼼꼼히 분석하는 자세였으며, 미국측으로 부터 그같은 얘기를 들어 기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측 제의가 과거 핵동결 요구를 넘어서는 핵해체 개시였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측이 기뻐한 것이 사실이라면 과거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얘기했듯이 미국측으로 부터 먼가 ‘깜짝 놀랄 제의’를 받은 것이 아니냐고 추측을 할 수 있다.

과거 한성렬 전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는 미국이 ‘선핵포기후 깜짝 놀랄만한 보상’을 언급했을 당시 “미국의 선 핵포기, 후 보상 제의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고 일축한 바 있으며, 따라서 이번 베이징 회동후 북한의 무반응은 일단 미국으로 부터 받은 ‘모종의 제의’를 분석중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그러나 워싱턴의 일부 외교 소식통들은 미국이 북한에 특별히 새로운 것을 제안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으며, 이번 NYT의 보도는 “미국은 할 바를 다했으며, 이제 공은 북한에 넘아가 있다”는 식으로 미 행정부의 ‘책임 떠넘기’에 지나지 않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미국의 대북 지원책이 언론에 보도된 것외에 특별한 것이 새로 나올 것이 있겠느냐”면서 “미국은 북한이 언제 뉴욕 채널 등을 통해 연락을 해올 지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측이 ‘기쁘다’고 말했다는 것도 그 제안의 내용 보다는 ‘자세히 설명해줘서 고맙다’는 외교적 언사에 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방코 델타 아시아(BDA) 북한 계좌와 관련, “미국이 북한에 대해 유일하게 쥐고 있는 지렛대를 쉽게 포기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반면 북한은 핵 보유국임을 내세워 9.19 공동 성명 이상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어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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