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작권 전환 3대 선결과제 거듭 제시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이 7일 한국정부가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에 앞서 입장을 제시해야 할 3대 과제를 거듭 언급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벨 사령관은 ▲작통권 단독행사 후 한국정부가 목표로 하는 전략적 전쟁 목표와 전쟁의 최종상태 기준은 무엇이고 ▲한국군의 독자적 전시 작전지휘가 전쟁에 투입될 미군 전력의 적정 수준을 결정하는데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에 대한 답변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미간 합의될 새로운 지휘구조가 유엔사의 임무와 정전 유지에 어떤 영향을 주고 유사시 위기관리 방법은 어떤 식으로 정리할지에 대한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것. 그가 제시한 3대 과제는 우리 정부가 선뜻 답변을 내놓기 어려운 것들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먼저, 전쟁목표와 전쟁의 최종상태 기준이 무엇인지를 밝히라는 벨 사령관의 요구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벨 사령관이 언급한 ’전략적 전쟁목표’란 북한의 선제공격으로 전면전이 발발했을 때 방어적 차원에서 대응하느냐 아니면 방어적 차원을 넘어 북한지역으로 진격해 북-중 국경선까지 완전 점령하느냐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전시 작통권을 공동행사할 때는 한미 연합군이 전쟁을 수행하기 때문에 미군측의 의사가 절대적으로 반영되지만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전시 작통권을 행사하게 되면 한국군의 결정에 따라 전쟁양상이 변화하기 때문에 사전에 전쟁목표를 명확히 해둘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군이 북-중 국경선까지 ’수복’을 목표로 하는 전쟁에 미군이 지원군 명목으로 병력을 파견했을 때 중국과 러시아측의 대응이 상당히 부담스러운 부분이기 때문에 ’전쟁목표’에 대한 사전입장 조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전쟁 종결을 북한지역을 수복할 때까지, 아니면 한국이 원하는 정부를 수립할 때까지 등 어느 경우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한미가 입장을 조율하기 힘든 부분이라는 관측이다.

전쟁이 발발하면 한국군이 작전통제권을 행사하게 되는 구조가 미군이 증원전력을 편성하는데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한 의문점도 해결돼야 한다는 게 벨 사령관의 주장이다.

즉 전시에 한국군을 지원하는 역할로 바뀌는 미군이 지원전력을 한국이 원하는 규모와 시기에 맞춰 선뜻 내줄 수 있겠느냐는 우려감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사전에 마련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런 우려감은 지난해 한국국방연구원(KIDA) 내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KIDA의 박원곤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더는 한반도 급변사태를 우선적으로 상정한 군사전략을 운용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은 한반도 유사시에 전시증원군을 무조건 파견하지 않고 정치적인 고려에 의해 개입 여부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벨 사령관은 유사시 한반도 위기관리 주체에 대해서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한반도에 국지전 이상의 위기가 발생할 경우 현재는 연합사령부에서 대응을 결심, 대응방식을 결정하지만 한국군과 미군의 독자사령부 체제로 전환될 경우 어느 쪽이 주체가 되어야 하느냐는 지적인 것이다.

평시 합참의장이 가지고 있던 작전통제권은 방어준비태세(데프콘.DEFCON)가 평시의 ’Ⅳ’에서 ’Ⅲ’으로 격상되면 한미연합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에게 넘어가도록 되어 있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들은 각각의 독자사령부를 연결해주는 중간협의체인 ’전-평시 협조본부’가 창설될 것이기 때문에 한국군과 미군이 공동으로 위기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위기수준’을 해석하고 ’대응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양국의 국익에 따라 의견이 엇갈릴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한편 벨 사령관은 전시 작통권을 한국군이 단독행사하면 작전계획이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한미는 현행 전시 ’작전계획 5027’을 대신한 새로운 작전계획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각각의 독자사령부가 별개의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난 뒤 이를 토대로 다시 전시 작전에 대비한 공동작전계획을 수립한다는 것이다.

벨 사령관은 “전쟁계획이나 작전계획 발전은 한미동맹을 근거로 변화하는 (군사)구조를 판단해서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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