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작권 전환에 신축적 자세 보이나

미국 국방부 고위당국자가 18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의 전환시기와 관련해 목표시점인 2012년 상황을 토대로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혀 이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자세가 신축적으로 변하는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이 당국자는 전작권 전환시점에 예상되는 한국군의 조건과 능력 등을 감안할 때 애초 계획대로 이행해 나가는 것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No Worries)’라고 말하면서도 전작권 전환에 대한 최종결정은 “2012년의 상황이 어떨지에 기초해(based on)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한.미간에 맺어진 전작권 전환 합의문 내에는 “전작권 전환이 이뤄지기 이전에 (한반도의) 정치적 조건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와 명백한 결정을 하도록 매우 분명하게 돼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이 당국자의 언급은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의 21일 방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11월 중순 방한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전작권 전환문제와 관련해 `원안 강행’이라는 원칙론을 고수해왔던 미 행정부의 입장변화를 예고하는 `복선’일 가능성도 있다.

실제 월터 샤프 주한 미사령관 등이 전작권 전환문제와 관련해 지금까지 일관되게 “예정대로 넘긴다”는 입장을 밝혀온 점에 비쳐볼 때, 전환목표연도의 `상황론’을 거론하며 연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은 것 자체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확고했던 입장은 올해 초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잇단 도발로 인해 한국내에서 전작권 `조기’ 전환에 대한 우려감이 제기되자 미세조정을 거치면서 연기론이 먹혀들 수 있는 여백을 남겨놓은게 아니냐는 것이다.

` 2012년 4월17일 전환’방침을 재확인한 지난 5월 30일 싱가포르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더 주목을 받았던 것은 양측이 매년 한미안보협의회(SCM)와 군사위원회(MCM)를 통해 전환 진행상황을 평가.점검하고 이를 전환과정에 반영해 나가기로 한 기존 합의에다가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주시하면서’라는 전제를 추가한 대목이다.

이는 곧바로 북한의 군사위협이 있을 때는 예정된 전작권 전환을 연기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낳았으나, 한.미 양국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그로부터 한달여 뒤인 6월 중순 워싱턴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전작권 전환시기 문제가 아예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물론 이때도 전환시기 재검토설이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으나, 한국 정부는 “조정 소요 발생시 긴밀한 협의 하에 검토.보완해 나갈 것임을 재확인했다”는 싱가포르 한.미 국방장관 회담 합의내용을 소개했고, 미국은 계획대로 전환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런 와중에 미 국방당국자가 전작권 전환이 “2012년의 상황에 기초해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것은 미 행정부의 입장조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당국자는 한.미 연합방위력 강화의 일환으로 2012년 전작권 전환이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진전이 이뤄져야 하고, 이런 노력의 선도적 역할을 한국 정부가 해야 한다고 강조, 현 시점에서는 2012년 목표달성에 진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게이츠 국방장관이 이번 방한기간에 `확장억지력’을 토대로 한 대한(對韓) 방위공약을 재확인하면서 전작권 이양이 한미 연합방위력을 위축시키지 않고 오히려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임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진 것은 한국도 북한의 안보위협을 이유로 전작권 전환의 연기를 기대할 것이 아니라 예정된 시간표에 일단 충실하라는 메시지로 보인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