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판없이 한국국적 탈북부부 망명 승인

미국 정부가 지난 1월 이민법원의 재판과정을 거치지 않고 망명국 심사만을 통해 한국 국적을 가진 탈북자 부부의 망명 신청을 승인한 것으로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19일 전했다.

이 방송은 “한국 국적을 취득한 탈북여성 이모(44)씨와 남편인 유모(46)씨가 지난 1월16일 미국 국토안보부 이민국(USCIS)으로부터 망명 승인을 받았다”며 “이민법원의 재판 과정을 거치지 않고 망명국 심사만을 통해 망명허가를 받은 것은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이모씨는 VOA와 전화통화에서 자신들은 함경남도 출신으로 2004년 1월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넘어왔으나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 미국 망명을 결심했으며 2006년 4월 비자를 정식으로 받고 미국에 들어가 망명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한국에는 우리 탈북자들이 많이 오니깐 잘 안써주잖아요. 일자리도 안주고 많이 좀 천대하는 그런 스타일이잖아요. 그러니깐 한국에서는 더는 못살겠다는 생각이 들죠”라고 주장했다.

이씨 부부는 1년 뒤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으며, 영주권 취득 후 5년 뒤에는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다고 VOA는 전했다.

이씨 부부의 망명건을 담당한 미국 인권단체 ‘휴먼라이츠 프로젝트’의 주디스 우드 변호사는 이 방송과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탈북자들의 망명 신청을 지원해 오면서 (이민법원이 아닌 망명국 심사 과정만 통해 승인이 나온)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망명을 신청하는 사례가 있을 경우 당국은 통상 망명건을 이민판사에게 넘긴다”면서 “2006년 4월과 7월 각각 망명허가를 받았던 서재석씨와 최경옥씨를 포함해 지금까지 승소한 의뢰인 4명은 모두 이민법원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미국 인권단체인 ‘쥬빌리 캠페인’의 앤 부왈다 변호사는 “망명국은 신청인이 입증책임을 다했다고 판단하면 사건을 이민판사에게 넘기지 않고 망명 승인을 내줄 수 있다”며 “그러나 이민당국 결정의 법적 근거는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이번 승인이 북한인권법에 근거해 이뤄졌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씨 부부와 달리 그동안 한국 국적을 가진 탈북자들의 미국 망명 신청은 대부분 기각됐는데, VOA는 “미 법무부 산하 이민항소위원회가 지난해 4월 한국 국적 탈북자 2명의 망명 신청을 기각했다”며 “한국 정부로부터 정착금까지 받은 탈북자들이 한국에서 탄압받은 증거가 없다”는 이유였다고 설명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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