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잇따른 인질석방 `특사외교’ 논란

미국이 해외의 독재정권에 의해 억류돼 있던 자국민을 석방하기 위해 잇따라 `특사 외교’를 구사한 것을 놓고 미국 내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지난 4일 북한을 전격 방문, 로라 링과 유나 리 기자의 석방을 이끌어낸 데 이어 이번에는 제임스 웹 (민주.버지니아) 상원의원이 미얀마로 날아가 아웅산 수치 여사 자택을 무단침입한 혐의를 받은 존 예토의 신병을 넘겨받는데 성공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비판론은 연이은 미국민 석방은 일단 외견상 `승리’로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의 국익에 손해가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담고 있다.

워싱턴의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은 16일 논평을 통해 “예타씨를 석방하는 대가로 미국은 미얀마를 통치하고 있는 군부가 민주화의 상징인 수치 여사에 대한 가택연금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빌미를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헤리티지는 “미국 정부는 해외에서 어려운 상황에 처한 미국인들의 석방을 견인해 낼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보여주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국익까지도 챙길 수 있는지는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이런 거래는 나쁜 신호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클린턴 전 대통령 방북 후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던 비판론과 일맥상통한다.

대표적인 보수논객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 대사는 “클린턴 전 대통령은 북한의 나쁜 행동에 대해 보상을 해준 격이나 마찬가지”라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즉 보수진영은 미국의 전직 대통령과 현직 상원의원이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미얀마의 군사정권 최고지도자인 탄 슈웨 장군과 면담한 것 자체가 그들 독재자와 군사정권을 합법화해준 것이나 마찬가지 행동이었다고 비난하고 있는 셈이다.

공교롭게도 북한과 미얀마는 최근 핵커넥션 의혹을 받고 있다. 워싱턴 조야에서는 “핵협력관계가 의심되는 만큼 어떻게든 미얀마와 외교적 관계를 다져둘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조지 부시 전임 행정부 시절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특사 외교’가 전개되고 있는 것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 패러다임이 크게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은 이런 맥락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미국 정가와 외교가에서는 `특사 외교’의 효용성과 문제점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미얀마 방문에 나섰던 제임스 웹(63) 의원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해군사관학교 출신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했으며, 공화당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에는 해군장관을 지내는 등 보수주의자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웹 의원은 지난 2006년 버지니아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의 공천을 받았고, 당시 현역이던 공화당의 조지 앨런 의원에게 신승을 거두고 상원에 입성했다.

현재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웹 의원은 작가로도 알려져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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