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核해결 中-러와 연합전선을

(동아일보 2006-04-07)
미국은 과연 이란이 핵무기 보유국가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올바른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가?

미국과 유럽연합(EU), 러시아 중국은 무엇보다 이란이 어떤 탈출구도 찾지 못하도록 ‘연합전선’을 펴야 한다.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핵에너지를 평화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핵 사이클을 완성할 권리가 있다. 다만 문제는 우라늄 농축과 핵연료 재처리 과정이 핵무기 생산 과정과 동일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모든 NPT 가입 국가들이 철저한 감시 아래 핵무기 생산을 막으면서 민수용 핵에너지 프로그램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메커니즘을 찾는 것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5개 상임이사국은 이란에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해야 한다.

이란에 핵에너지를 평화적으로 이용할 권리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규제 아래 적절한 핵연료 제공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이 제안은 전 세계 모든 국가에 적용하는 새로운 국제 핵 사이클 관리체제의 기초로 삼아야 한다. 이란에서처럼 특정 국가를 배제하는 핵 비확산 접근 방식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

첫 단계로 세계 어디서든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 능력을 확장하려는 노력을 즉각 동결해야 한다. 인도와의 핵 협상에서처럼 정권의 성격을 평가해 그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핵 확산 위험을 해결하려는 미국의 시도는 우려스럽다. 이런 접근법은 믿을 만한 ‘친구’와 위험한 ‘적’의 리스트를 만들어 핵무기 보유국들 사이의 분열을 낳을 뿐이다.

이란은 확실히 미국과 유럽, 러시아, 중국의 방침 차이를 이용하려 한다. 하지만 하나의 프로세스에 초점을 맞추면 그런 허점을 없앨 수 있다. 동결 조치는 그 나라가 민주국가든, 독재국가든 예외가 없어야 한다.

다음 단계는 IAEA의 감독 아래 농축연료의 공급-이용-회수 메커니즘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제안한 ‘지구적 에너지 파트너십(GNEP)’ 구상은 올바른 방향이다. 하지만 이 구상은 개별 공급자가 자의적으로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국가가 예외 없이 핵연료를 공급받을 권한을 갖는 국제적 보증기구가 필요하다. 이 제안이 이란 핵문제를 해결하는 기초가 될 수 있을까? 이 제안은 이란이 합법적 권리를 거부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핵문제를 이슈화하고 있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의 기선을 제압할 수 있다.

이란의 전략은 미국 EU 러시아 중국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반대하고 있지만 접근 방법이 달라 연합전선을 형성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제에 기초하고 있다. 따라서 부시 행정부는 안보리 상임이사국들 간의 공통분모를 찾아야 한다.

특히 중국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반대하면서도 이란의 에너지에 의존하고 있어 곤혹스러운 처지에 있다. 따라서 미국은 중국의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 중국 경제의 와해를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할 것이라는 보장을 해 줄 필요가 있다. 핵 비확산과 같은 심각한 문제를 다루면서 그저 ‘덕행은 스스로 보상 받는다’는 태도를 취해선 안 된다.

핵무기 개발 기술은 이제 일부 국가에 한정된 비밀이 아니다. 정권의 성격을 따져 핵에너지를 사용할 자격을 평가하는 것은 허점이 많다. 새로운 국제관리시스템을 만들어 예외 없이 적용하는 것만이 핵무기 확산을 막고 핵에너지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브렌트 스코크로프트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
△미 공군 예비역 중장, 컬럼비아대 박사
△국제관계 자문회사인 ‘스코크로프트그룹’ 창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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