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군사활동 실패시 北 벼랑끝전술 활개”

미국이 이라크에서 군사적으로 실패할 경우 이미 핵무기 개발을 선언한 북한의 벼랑끝전술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고 미국의 국제정치 전문가가 12일 지적했다.

허드슨 연구소의 리처드 와이츠 연구원은 이날 주미대사관홍보원(Korus House)이 주최한 `이라크 사태가 동아시아에 미치는 의미’라는 제목의 특강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와이츠 연구원은 “미군의 이라크 침공 초기 북한 김정일은 6주동안 지하벙커에 숨어 지내는 등 무척 긴장된 반응이었으나 이라크 상황이 악화돼 미군배치가 늘어나면서 대담해져 핵무기 프로그램에 더 적극적인 태도를 취해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또 그는 “현단계에서는 미군이 이라크에서 군사적으로 (최종)승리를 거둔다고 할 지라도 (미군의 군사적 능력이) 북한으로 하여금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할 수 있을 지 불분명하다”고 말해 지금까지 이라크에서 보여준 미군의 군사활동이 북한에 특별한 경고를 보내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어 와이츠 연구원은 이라크 정책 등 부시 대통령의 대외정책이 실패했다고 평가한 뒤 부시 행정부가 다른 곳에서 성공을 도모하려할 것이며 그 대상이 북한이 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부시 행정부는 이미 기회를 잃어 낙관할 수 없다며 북핵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의 대외정책과 관련, 미국은 향후 수십년간 세계인구의 5%에 불과한 중동보다도 세계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동아시아에 더 집중해야 할 것이라면서 특히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을 포함해 중국의 주변국가들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와이츠 연구원은 오는 18일 공식 취임할 예정인 로버트 게이츠 차기 미 국방장관의 대(對)한반도 정책과 관련, “그가 전시작전권 이양 등 현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펼 지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전임 도널드 럼즈펠드 장관과 달리 한국의 카운터파트와 개방적이고 솔직한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워싱턴=연합